(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물가연동국고채(물가채)가 상대적 강세를 연출하며 관심이 집중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상승 기대감 속에서 물가채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최근 국고채 약세가 경기 개선이 아닌 수급 이슈에서 비롯됐다는 점 등에 주목했다.

26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물가 상승 기대감을 보여주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은 전일 기준 128.2bp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10월 129.2bp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농수산물 가격이 올랐고 수도권 집값과 전셋값도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 작용했다고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밥상물가 오름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된다.

물가 상승 기대감 속에서 물가채 또한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강세를 나타냈다.

물가채 금리는 전일 0.497%로 마감하며 지난 2019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낮았던 2013년과 비교하면 4.7bp가량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채 강세는 향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는 코로나19뿐 아니라 부동산 기저효과도 크다. 3~4월 국내 물가가 올라갈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 시장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국고채가 재미없을 때 캐리 수익을 얻겠다고 하면 물가채에 들어갈 수 있고 물가채 유동성이 단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현재 물가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 통화정책방향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0%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다 점차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BEI가 100bp를 넘어가는 만큼 전망치에 비해 과하다는 설명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국고채 10년물 금리 급등이 경기 개선이 아닌 수급 이슈 때문에 촉발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앞서 정치권에서 자영업자 손실보장제 논의가 시작되자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19년 11월 이후 최고인 1.780%까지 상승했다.

명목채인 국고채 10년물이 약세를 보이면서 물가채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물가채가 더 강해질 여력이 있기는 하지만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서 BEI만 개선될 수 있다"며 "수급 부담 때문에 명목금리가 오르면서 실질금리도 같이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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