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은행권 펀드시장 규모가 100조원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지난 2018년 100조원을 넘긴 이후 2년여만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합한 은행권 전체 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97조2천9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에 100조7천232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3.4% 줄어든 수치인데, 지난 2018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셈이다.

최근 은행권 펀드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7월 100조원을 넘겼다.

당시 공모펀드보다는 사모펀드가 펀드 시장 규모 확대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 사모펀드는 매월 평균 3% 정도 규모가 늘어났다. 이후에도 1년간은 은행권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매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더해 공모펀드의 꾸준한 판매에도 힘입어 전체 펀드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한 지 1년만인 지난 2019년 7월에는 11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1년 만에 10% 성장을 이룬 셈이다.

그러다 라임펀드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던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한 달도 빠짐없이 매월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였는데 1년 반 만에 36.4%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라임펀드사태 이후 옵티머스펀드사태, 디스커버리펀드사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사태, 독일헤리티지펀드사태 등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연달아 터지면서 사모펀드 자체에 대한 은행권 고객들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모펀드 판매 하락세에도 은행권 전체 펀드 시장 규모가 수축하지는 않았다. 공모펀드 판매잔액이 눈에 띄게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 판매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스피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자 공모펀드 수요 고객들이 직접 투자 등으로 투자 방향을 트는 경우가 늘어났다. 주식 '빚투' 열풍이 더해지며 이런 행태도 계속적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까지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이 오자 이제는 은행권 펀드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게 된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모펀드보다는 주식 직접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높다 보니 직접투자를 하는 경우가 최근에는 점차 느는 추세이긴 하다"면서도 "은행의 고객들은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중점에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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