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박철완 금호석유화학그룹 상무와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조카의 난'이 본격화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화에 배당 확대와 이사 교체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박철완 상무는 동시에 기존 대표 보고자인 박찬구 회장과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박철완 상무는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2남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인 박찬구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박찬구 회장은 지분율 6.69%고,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17%, 박찬구 회장의 딸인 박주형 상무가 0.98%씩 보유했다.

박철완 상무는 박 회장과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었지만,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하고 독자 행보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됐다.

지난해 7월 금호석화 인사에서 박준경 전무는 승진하고, 박철환 상무는 승진에 실패하면서 균열의 조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아시아나항공 과장으로 입사한 박철완 상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을 거쳐 금호석유화학에서 고무 해외 영업 등을 담당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에 관심이 있었던 박철완 상무가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한진그룹에 넘어가면서, 금호석화 경영권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철완 상무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등을 놓고 박찬구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3월 금호석화 사외이사 7명 중 4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우군을 신임 이사에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철완 상무의 지분율은 10%로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 주주인 데 반해 박찬구 회장과 박준경 전무 등 지분을 합치면 14% 정도가 된다.

박철완 상무는 지분율 자체로는 밀리나 우호 세력으로 평가받는 IS동서, 국민연금 등을 설득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 건설 업체인 IS동서 측은 지난해 9월부터 금호석화 주식을 사들이면서 약 3~4%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현재 금호석화 지분을 7.9% 가지고 있고, 박찬구 회장의 배임 혐의로 2019년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박철완 상무가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게 되면서 금호그룹 친족간 '잔혹사'가 다시 한번 펼쳐지게 됐다.

박찬구 회장과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경영권 분쟁과 경영 철학의 차이 등으로 법적 다툼을 벌였고, 결국 2015년 금호가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그룹으로 계열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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