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 한몫

개인 옵션거래 활발…델타헤징도 영향



<<연합인포맥스가 28일 오전 8시 49분에 송고한 '뉴욕증시 흔든 게임스톱, 주가 왜 올랐나' 제하의 기사에서 9번째 문단의 주가 상승률을 685%에서 1,744%로 바로잡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뉴욕증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의 주가가 그야말로 폭등세다.

게임스톱의 주가 상승에는 소셜미디어 레딧의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을 중심으로 모여든 온라인 개인투자자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이 옵션거래를 통해 공매도 종목을 공략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그룹이 분류한 공매도 잔고가 가장 큰 50개 종목군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금요일까지 25% 상승했다.

게임스톱과 같은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의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의 손실도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헤지펀드의 손실을 구제하기 위해 27억5천만 달러 규모의 긴급 거래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게임스톱의 주가는 이달 11일 회사가 이사회에 새로운 3명의 이사를 합류시키기로 했다는 소식을 발표한 이후 뛰기 시작했다.

이후 주가 랠리는 가속했다. 모멘텀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오른 종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여기에 지난 1년간 성행하기 시작한 옵션거래 베팅이 증가한 것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달에만 게임스톱의 주가는 1,744% 상승했다.

옵션은 투자자가 특정 만기일 혹은 그때까지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하거나 팔 수 있는 계약으로 증권사들이 소액 투자자들의 옵션거래 비용을 낮추고 이를 용이하게 만들어주면서 지난 몇 년간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크게 증가했다.

작년 옵션 거래량은 하루 3천만 계약에 육박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하루 4천만 계약을 웃돌아 30%가량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옵션거래는 온라인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 사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방식 중 하나라는 점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다.

이들은 주로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활용한다. 이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관련 종목에 적은 비용으로 베팅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6일 게임스톱의 주가는 주당 147.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당시 29일까지 게임스톱의 주식을 200달러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은 주당 약 1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실제 주가의 10분의 1을 조금 웃도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이때 옵션을 사서 게임스톱의 주가가 올랐다면 옵션 가격은 급등하고 실제 주식을 샀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차익을 낼 수 있다.

옵션을 사용하면 포트폴리오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주당 100달러에 게임스톱의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매수했다면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옵션을 행사해 주식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옵션거래가 어떻게 주가를 끌어올릴까.

누군가 콜옵션을 사면 다른 사람은 이를 상대에게 매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일은 시장 조성자인 시타델 증권이나 서스케하나 인터내셔널 그룹 등과 같은 전자거래 업체들이 담당한다.

이들은 콜옵션을 누군가에 판매하면서 별도 거래를 통해 위험을 헤지하는데 바로 위험 헤지용으로 게임스톱의 주식을 사게 된다.

옵션 용어로 이를 '델타 헤징(delta hedging)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바로 대규모 콜옵션 매수가 기초 자산인 해당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더구나 기초자산의 주가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하면서 시장 조성자들은 포지션을 중립으로 유지하기 위해 종목 매수를 강화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최근 게임스톱 등과 같은 종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데이터 공급업체 트레이드 얼럿에 따르면 지난 2주간 게임스톱의 옵션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주 거래는 풋옵션보다 콜옵션이 대부분이었다.

시장 조성업체들의 경영진들은 델타헤징이 게임스톱과 같은 종목의 랠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경우 이러한 움직임은 자기강화 메커니즘을 증폭시킨다. 데이 트레이더들이 더 많은 콜옵션을 매수하게 되고, 시장 조성자들은 더 많은 주식을 사게 된다. 이는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고 더 많은 트레이더가 이 같은 행위에 동조하게 되는 식이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이 같은 방식으로 계속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지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과 블랙베리와 같은 종목에 관심을 두면서 해당 종목들이 폭등하고 있으나 이 같은 흐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다음 타깃은 누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업계 베테랑들은 소액 투자자들의 투기적 콜옵션에 기반한 이 같은 주가 폭등은 결국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들 종목은 주가가 오르기 전부터 사업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과 펀더멘털은 시간이 지날수록 갭이 줄어들며 높은 밸류에이션은 종종 갑작스러운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특히 가격이 크게 올랐을 때 매수에 나서는 것은 엄청난 수준의 위험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