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이전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시장의 높은 기대에 대한 반작용으로 실망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장중 숏커버 등이 나오면서 달러-원이 1,110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상단 저항에 따라 레벨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간밤 연방준비제도(Fed)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하기로 하며 장기 평균 물가가 2%가 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전망에 상당한 위험을 내포한다면서도 전반적인 전망은 더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다시 한번 일축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의 입장이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국 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는 큰 폭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으며 다우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간밤 달러 인덱스는 90.8선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FOMC 자체는 예상 수준으로 시장 영향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 주식이 큰 폭 하락하면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예상 수준의 발언이 나온 만큼 FOMC가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FOMC 이후 10년물 금리도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는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리스크오프가 연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테이퍼링 논의가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시장 심리가 불안한 상태인 만큼 FOMC 결과가 글로벌 증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FOMC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정도였지만, 뉴욕 증시 하락의 영향이 컸다"며 "FOMC 전부터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고 심리가 불안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FOMC 결과가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증시에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달러화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 딜러들은 그동안 1,100원대 박스권에서 등락하던 달러-원이 1,110원대에 의미 있게 안착할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FOMC 내용은 별다른 게 없었지만, 시장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더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기대했던 것 같다"며 "달러 약세 기대가 큰 만큼 숏커버가 나오면서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도 간밤 6.5위안 위로 올라오면서 달러-원도 롱이 더 나을 것 같다"며 "전고점이 1,111원 수준인데 그 근처에서는 오퍼가 나올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돌파한다면 구름대 상단인 1,116원 정도도 내다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는 "FOMC에서 서프라이즈는 없었지만,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됐다"며 "달러-원이 의미 있게 1,110원 위에 안착할지가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E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이 지난 12월 고점인 1,112원 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며 "월말 네고는 상단을 제한하겠지만, 코스피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1,112원 돌파도 가능해 보여 주식시장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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