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집중 매수로 일부 종목이 급등하는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새로운 충격이 도래하면 시장이 큰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지난 27일 미국 증시에서는 전일에 이어 개인투자자의 투기적인 거래가 두드러졌다. 개인들이 게임 유통 전문점인 게임스탑 등 SNS에서 화제가 된 특정 종목의 매매에 집중해 주요 인터넷증권사에서 시스템 오류가 잇따랐다.

신문은 공매도 헤지펀드를 표적으로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란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 시세의 위험성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미국 온라인증권사 TD아메리트레이드는 27일 거래시간 중에 게임스탑과 AMC 등 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한 거래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우리 회사와 고객의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매매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매매 급증으로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자 이례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찰스 슈왑과 피델리티 등 다른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서도 장애가 잇따랐다.

헤지펀드와 SNS 투자자들의 싸움은 이날에도 이어졌다. 개인이 일치단결해 콜옵션을 매수해 공매도를 하고 있던 펀드의 환매수를 재촉했다. AMC 주가는 이날 한 전일 종가 대비 약 4배 수준으로 높아지기도 했다.

나스닥의 아데나 프리드먼 최고경영자(CEO)는 소셜 미디어 채팅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콘텐츠가 주식의 비정상적인 움직임과 일치할 경우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바이든 경제팀이 "(게임스탑)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 타박의 맷 멀레이 전략가는 "이번 사태는 '고레버리지'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고객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레버리지는 일정 금액을 담보로 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해 투자금액을 늘리는 것이다.

금융산업규제국(FINRA)이 기관과 개인의 신용거래 계좌를 통한 대출 잔액을 집계한 결과 12월 기준 7천780억달러(약 862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의 표적이 된 헤지펀드는 차입으로 공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었다. 주가가 하락할 때는 운용수익 확대로 이어지지만 주가가 오르면 손실도 커진다.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손실을 제한하기 위한 환매수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멀레이 전략가는 "게임스탑과 AMC의 주가 급등은 고레버리지 공매도 세력이 많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이처럼 레버리지를 일으킨 것은 저금리 환경 덕분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반복해왔다. 2022년 이후에도 제로금리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헤지펀드들이 적극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했다.

신문은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라며, 향후 새로운 충격이 시장을 강타하면 레버리지 해소 매매가 나와 시세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게임스탑의 비정상적인 가격 변동에 대해 묻는 질문에 "개별 종목이나 일일 가격 변동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장기간 지속되는 저금리가 과도한 위험 선호를 부추기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됐기에 파월 의장도 경계하는 것이라며, SNS 투자자의 난은 시장의 낙관론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가 됐다고 평가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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