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데스크 칼럼]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1.01.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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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돈이 넘쳐난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주식을 비롯한 금융자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장 큰 이유다. 경제 펀더멘털만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다. 유동성 과잉으로 치달으면서 지금은 '쩐의 전쟁'이나 다름없다. 비트코인으로 상징되는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 현상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이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겁내는 건 당연히 유동성의 증발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도 주목하는 이유다. 언감생심 중앙은행이 돈을 무한정 더 찍어낼 것이라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지금은 회수(긴축) 가능성과 그 시기에 온통 신경이 곤두서 있다. 주식 등 자산가격의 과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공감대 형성이 이런 우려를 키운다.

올해 초 미 국채 금리의 심상찮은 움직임이 출발점이었다. 작년 말 0.9%대에 머물던 미 10년물 금리는 연초 1.18%대까지 치솟았다. 때를 같이해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지난 1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금은 출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며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투자자의 눈은 최근 중국 인민은행(PBOC)으로 옮겨갔다.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으로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에 나서면서다. 중국 증시가 크게 흔들렸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증시로 파급되는 악순환까지 나타났다.

연준이나 인민은행의 사례 모두 즉각적인 유동성 긴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평가가 우세하다. 이들 중앙은행이 선제적인 자금 회수로 파티를 끝내려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시장에 민감한 연준은 기존의 신중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1990년대 중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의 결과물이었던 이른바 '채권시장 대학살' 트라우마가 선명하게 각인된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연준은 2000년대 이후 출구전략에 유독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출구전략의 당위성을 제시하다가도 시장 충격이 커지면 한발 물러서는 식이다. 이번에도 연준의 결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과열을 막는 데 중앙은행의 역할이 쉽지 않은 건 통화정책의 딜레마다. 시장에 거품이 껴 있으면 그 거품만 걷어내야 하는데, 금리 인상 등의 정책 파급력은 즉각적이고 전방위적이라 거품뿐 아니라 시장 시스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그래서 예열의 시간이 필요하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슬슬 엑시트가 거론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1~2년은 예열의 시간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출구에 집중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출구) 시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너무 이르며 꽤 점진적인 테이퍼링을 하기 훨씬 전 신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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