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금리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보험사들의 채권재분류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DGB생명과 NH농협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은 금리가 향후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지급여력(RBC)비율 관리를 위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 계정으로 옮기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최근 국고채 금리 등이 예상과 달리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757%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월의 금리 레벨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초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7%대까지 올랐다가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7월에는 1.2%대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여기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3월 '빅컷'(1.25%→0.75%)에 이어 5월 추가 인하(0.75%→0.5%)를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0.75%p 끌어내린 점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지난해 8월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더니 최근에는 1.7%대를 회복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투자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예정인 경우 이를 만기보유증권 계정에 담는다.

만기보유증권은 취득원가와 이자수익만을 인식하고 금리 변동에 따른 회계상의 평가손익은 따로 반영하지 않는 구조다.

다만, 채권을 매도가능채권 계정에 담을 경우에는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을 반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보유 채권을 매도가능증권 계정으로 옮겨 평가이익을 확보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해왔다.

이 평가이익은 보험사들의 지급여력금액에 반영돼 RBC비율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가 오를 경우엔 평가손실이 발생해 RBC비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채권재분류 자체가 RBC비율 관리를 위한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은 데다, 최근에는 금리까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서 관련 논의가 크게 줄어든 분위기다"고 말했다.

지난해 채권재분류를 단행한 보험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DGB생명은 지난해 5월 4조원 수준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하는 조치를 취했고, NH농협생명의 경우에도 지난해 말 같은 방식으로 30조원 이상의 채권재분류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NH농협생명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 채권재분류를 단행한 이후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이 직전분기 3천665억원에서 2조9천871억원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향후 완전히 방향성이 바뀐다면 매도가능증권 비중을 늘린 보험사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에는 채권재분류에 대한 3년 제한이 풀린 업체들을 중심으로 만기보유증권을 늘리려는 시도가 재차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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