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손꼽히는 부동산시장 과열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가계부채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발언한 바 있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소 줄어들지 주목된다.

2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부동산 버블 위험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의 주택 시가총액 비율이 과거 일본의 부동산 버블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소득과 물가를 기반으로 추정한 가격 대비 실제 부동산 가격의 괴리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이 추정한 우리나라의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의 비율을 285%로, 1990년 일본의 520%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KB증권은 "한국의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비율이 빠르게 높아졌으나, 1980년대 일본이 보여준 광풍에 비교하면 부담이 크지는 않다"며 "우리나라가 2017년 이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 거래 및 신용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버블 관련 위험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개선도 부동산 시장 안정의 징후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차주의 평균 DSR은 2020년 3분기 35.7%로 2018년 말의 39.6%에서 3.9%포인트 하락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가계의 DSR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연체율도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현 시점에서 가계부채의 부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나타내는 지표들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DSR의 개선이 가계부채의 질적인 개선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GDP 대비 주택시가총액 비율도 소득대비집값(PIR) 비율과 함께 봐야한다는 문제 제기다.

실제로 DSR이 3.9%포인트 하락한 데는 금리가 하락한 영향과 대출의 평균 만기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기간 대출 원금은 10% 증가했고, 대출 가운데서도 만기 전 원금상환 부담이 없는 전세자금 대출이 많았다. 전세자금대출 비중은 2018년 말 5.9%에서 2020년 3분기 말 9.2%로 높아졌다.

PIR 지수도 악화했다. PIR은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해당 지역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소요되는 햇수를 말해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20년 9월 서울의 PIR은 15.6년으로 2019년 1월 12.9년 대비 2.7년 증가했다. 2020년 9월 전국의 PIR은 5.5년이었다.

시장에서는 비록 한은이 가계부채의 위험성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금융 안정에 대한 경계심을 푼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금리와 미시건전성 제도, 주택 공급 등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한은은 현재 금리 수준에서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문제는 금리 수준이 변하는 시기로, 한은의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 조정의 트리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도 과도하게 돈이 풀려 집값이 상승하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한은의 스탠스가 한 번에 바뀌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조금씩 완화 정도를 조이는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1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