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증시가 게임스톱 공매도 전쟁으로 시끌시끌하다. 헤지펀드와 개인 투자자간의 공매도 전쟁이 벌어지면서 주가가 널을 뛰었기 때문이다.

30달러대였던 게임스톱의 주가는 종가기준 1월26일 147.98달러, 27일 347.51달러로 치솟은 후 28일에는 193.60달러로 마감했다. 한때 483달러대로 폭등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이번 게임스톱의 주가 변동성 확대는 공매도에 반발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를 급등시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증시에서도 게임스톱 사례에 이목이 쏠렸다. 게임스톱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수익을 볼 기회라는 판단에 서학개미들은 지난 29일 빠르게 매수, 매도에 나섰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하루 게임스톱에 대한 국내투자자의 매수 결제가 4천259만달러, 매도 결제가 9천682만달러에 달했다. 최고 인기 주식인 테슬라를 웃돌아 1위를 했을 뿐 아니라 하루 동안 매도한 물량만 해도 우리돈 1천억원을 가뿐히 넘었다.

국내증시에서 게임스톱 공매도 전쟁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3월 중순에 있을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공매도에 나설 경우 연초에 대형주를 집중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도 똘똘 뭉치면 기관투자자들을 패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전쟁으로 국내증시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충격을 입는 경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상하한가 제한폭이 없어서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면 하루 만에 100% 이상 급등한다.

공매도한 기관투자자들은 빌린 주식에 대한 이자 비용은 물론 숏스퀴즈에 따른 예수금 부담, 주가 손실까지 겹으로 불어나기에 일부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에 나설 경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은 상하한가 제도가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우리나라 상하한가는 위아래 30%로 규정돼 있다. 이익을 봐도 최대 30%, 손실을 봐도 최대 30% 범위에서 거래가 제한된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자에 상흔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매수로 대응하기 어려운 셈이다.

게임스톱의 경우 상하한가가 없어 3거래일만에 1,000% 이상 폭등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2배 상승을 만드는데도 3거래일이 필요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가 재개돼서 개인 투자자들이 반격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미국처럼 기관투자자들을 두 손 들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상승폭이 30%로 제한되기 때문에 주가가 상한가로 가면 더 거래가 되지 않아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한폭인데 공매도에 나선 기관투자자 역시 보호를 받아 막대한 손실은 보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같이 공매도 전쟁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