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증시의 '뜨거운 감자' 공매도 이슈가 식을 줄 모른다.

정치권과 개인 투자자, 학계와 업계 간 입장 차이가 벌어지는 가운데 공매도 금지 연장만이 답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개인 주식 투자자들의 연합회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성명을 발표하고 "공매도는 운용방법에 따라 심각한 폐해가 발생하는 투자기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대표적 공매도 피해기업인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연대가 연합해 공매도에 맞서 싸울 것을 천명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금지 연장에서 더 나아가 영구적인 폐지를 주장하면서 금융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매도 금지 연장 요구 점점 '조직화'…정치권 목소리도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공매도 영구 금지' 이슈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또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수준에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달 11일 문자 공지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 15일에 종료될 예정"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후 새로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달 중 공매도 재개 문제가 9인으로 구성된 금융위 의결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기존 계획보단 시기가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매도, 미루기만 해선 안 돼…"펀더멘털과 증시 괴리"

유럽 제일의 투자자로 통하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펀더멘털과 증시를 함께 산책하는 주인과 개로 비유한 바 있다.

개와 주인은 장기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센티먼트(sentiment)'에 영향을 쉽게 받는 개가 주인을 너무 앞서가더라도 개는 다시 목줄을 쥔 주인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학계와 증권업계의 공매도에 대한 시선은 바로 이 주인과 개 사이의 목줄이 너무 멀어지지 않게 하는 장치로서의 순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공매도 권위자인 이관휘 서울대 교수팀에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규제 방향'에 대한 연구 용역을 맡긴 상황으로 이 교수는 현재 지난해 데이터를 반영해 막바지 수정 작업 중이다.

이 교수는 저서 '이것이 공매도다'에서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 게 아니라 과대평가된 주식이라 공매도가 늘어난 것"이라며 공매도 순기능을 주장한 바 있다.

또 이 교수는 지난달 시사인 칼럼을 통해 "'공매도 제한 연기'는 포퓰리스트의 주장"이라며 "공매도는 눈에 보이는 작은 피해를 줄 수 있겠지만 보이지 않는 큰 피해를 막는다"고 쓰기도 했다.



◇과연 공매도가 수익률 저하를 불러올까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난달 세미나에서 해외 사례를 들며 공매도 금지 해제에 따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공매도를 금지했던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등의 공매도 금지 및 재개 수익률과 공매도 허용 국가인 미국, 영국, 독일, 일본의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다고 봤다.

남 실장은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공매도의 영구적 폐지는 논의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그 경우 외국인과 기관이 운영하기 어렵게 돼 글로벌 주가 지수에 편입되기도 힘들고 가격 자체가 유지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효율적으로 흘러가야 주가와 펀더멘털 괴리가 좁아진다"며 ""기관 투자자들은 롱숏 펀드 등 투자 제약이 적은 것을 선호하고 그러면서 거래 효율성이 증가하는데 공매도가 금지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개인 중심의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더더욱 참여하기 어려운 시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코스피 변동성 확대, 공매도 부재와 관련 추정"

또 올해 들어 코스피가 하루에 2∼3%씩 급등락하는 경우가 잦아진 데 대해서도 공매도 부재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2분기부터 추세 상승으로 진행되었지만, 역사적 변동성은 과거 저점대보다 높아졌다"며 "특히 3,000포인트 돌파 후 장중 저점 대비 고점 상승률이 평균 2.95% 기록해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어 "주가는 펀더멘털을 따라가게 돼 있는데 지난 달 초부터 코스피는 '지금 안 사면 늦는다'는 패닉 바잉으로 올라온 측면이 있다"며 "공매도가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올랐고 그래서 조정 속도도 빠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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