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4조5천억 홍콩달러에 달하는 외환 기금은 외환시장 안정에만 사용할 것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제 금융을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홍콩 외환 기금은 원래 1935년 화폐 발행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는 홍콩달러가치를 미국 달러에 페그되도록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HKMA는 지난해 85차례 외환시장에 개입해 총 3천835억 홍콩달러를 매도하면서 홍콩달러가치를 미국 달러화에 페그시킨 바 있다.

SCMP는 코로나19로 홍콩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홍콩 외환 기금이 높은 이익을 거두자 이 수익을 경제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HKMA는 이 외환 기금을 주식, 채권,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해 지난해에는 1천978억 홍콩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이는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익이다.

은행업 관련 내용을 담당한 로닉 찬 춘잉 의원은 1일 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외환 기금의)투자 수익이 그렇게 높은데, 그 수익의 일부나 잉여 자금을 코로나19의 충격을 심하게 받은 업종을 위해 쓸 수 있는가"라고 물었으며, 일부 의원들도 이에 지지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나 에디 유 HKMA 최고경영자(CEO)는 외환 기금은 금융시장 안정과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CEO는 "외환 기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홍콩이 미래에도 외환 기금에서 돈을 가져다 쓸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는 페그제를 방어하려는 외환 기금의 능력에 점차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무부가 재정 수입의 일부를 외환 기금에 적립해둔 대신 외환 기금은 투자 손익의 일부를 재무부와 나눈다.

홍콩 정부는 2019년 외환 기금으로부터 294억 홍콩달러를 받았으며 올해는 326억 홍콩달러를 받을 예정이다

일부 의원들은 올해처럼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울 때 외환 기금이 재무부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CEO는 "외환 기금이 정부에 내는 금액은 지난 6년간의 수익의 평균값을 따른 것을 쉽게 바뀔 수 없다"면서 "당국은 은행들과 협의에 개인과 기업들을 도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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