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예금잔액이 4조원 넘게 줄었다. 환율이 상승전환하면서 환차익을 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외화예금잔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575억1천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36억9천100만달러 줄어든 규모다. 원화로 환산(3일 달러-원 환율 1,116원 적용)하면 약 4조1천192억원에 이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화예금은 꾸준히 증가했다. 달러-원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달러 가치가 낮을 때 미리 달러를 사서 예금해 두려는 기업과 개인의 움직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달러를 저가 매수했던 기업과 개인들이 환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예금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구불예금에서 금액이 빠진 점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실현 성격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4일 1,080.30원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다가 전일 37.4원 오른 1,117.70원까지 올라왔다.

연초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진 점이 달러-원 환율 상승에 한몫했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재정지출이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 시중금리 상승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확대된 점도 원화 약세 폭을 확대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권에서는 외화예금상품이 새롭게 출시되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고객이 목표한 환율이 도래하면 자동으로 해지되는 외화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자동 해지시 가입 기간과 갱신주기에 따른 이자도 제공한다.

다만 달러-원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가 상존해있어 환율이 상승 방향으로 쏠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하고 백신 접속 속도가 향상되면 1분기 중후반부터 미국 경기 모멘텀이 재차 강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경기 반등에 기반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최소한 상반기 중에는 유지될 전망이며 이는 달러 약세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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