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운용사는 부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해 연기금투자풀 하위운용사들의 유형별 성과를 비교한 결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주식과 채권 부문에서 모두 최상위권을 형성하며 두각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연기금풀이 공개한 작년 12월 월간보고서에 따르면 NH-아문디운용은 순수주식형 부문에서 순자산이 1조원 이상인 대형운용사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순자산이 1조2천90억원인 NH-아문디운용은 지난해 연초 이후 12월까지 1년간 42.29%의 수익률을 달성해 대형사 여섯 곳 중 1위였다.

NH-아문디운용의 뒤를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순자산 1조5천510억원)이 38.08%의 수익률로 2위를 기록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1조5천510억원)이 32.65%의 수익률로 벤치마크를 상회했다.

NH-아문디운용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린 작년 1분기를 제외하면 매 분기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했다. 투자 스타일은 연기금풀 분석상 혼합형으로 가치주와 성장주, 혼합주가 거의 균등하게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NH-아문디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형 성과가 우수한 것은 맞다"면서도 연기금 운용과 관련된 성과 등에 대해선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사 중 KB자산운용(1조6천650억원)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조4천113억원) 등 이른바 가치투자 위주의 운용사들은 각각 20.77%와 18.30%의 부진한 수익률로 한 해를 마쳤다. 이들 운용사의 연간 누적 수익률 자체만 보면 절대적인 수치는 높은 편이지만 벤치마크 수익률(31% 수준) 및 업계 평균 수익률(29% 수준)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운용 순자산이 5천억원~1조원 사이인 운용사들 사이에선 메리츠자산운용과 마이다스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이 38% 안팎의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벤치마크를 웃돌았다. 하나UBS자산운용은 31.17%의 수익률로 시장과 거의 비슷한 성과를 기록했다.

순자산 1천억원~5천억원 미만인 중형사 중에선 머스트자산운용(1천658억원)과 HDC그룹 계열사인 HDC자산운용(2천750억원)이 각각 66.43%와 53.04%의 수익률로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대형사와 비교해 비교적 몸집이 가볍다고는 하나 50% 이상의 수익률을 찍는 것은 투자 전략과 대응이 경쟁사들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형급에선 BNK자산운용(4천701억원)과 KTB자산운용(1천194억원)도 각각 41.68%와 40.86%의 수익률을 기록해 벤치마크 대비 10%포인트 가까운 초과 성과를 냈다.

반면 중형급 중 트러스톤자산운용(3천20억원)은 작년 누적 수익률이 22.60%에 그쳐 유독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트러스톤 또한 가치주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52.5%를 차지하는 가치투자 스타일로 분류되는 만큼 지난해는 가치투자 운용사가 맥을 못 춘 한 해라고 볼 수 있다.

중소주식형 부문에서는 순자산이 1천억원 이상인 운용사가 8곳이었다. 이 가운데 최고 수익률은 우리자산운용이 기록한 64.43%였다.

우리운용 외에 마이다스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각각 51.36%와 51.96%의 수익률로 눈에 띄었다. NH-아문디운용(37.60%)과 메리츠자산운용(35.16%)도 호성적을 냈다. 반면 신영운용(19.83%)과 맥쿼리투신운용(19.09%), KB운용(17.50%)은 중소주식형에서도 기를 못 폈다.

주식유형 중 인덱스형에선 현대인베스트먼트(1천870억원)가 42.32%로 1위를 차지했으며 순자산 1조원 이상인 대형사들은 모두 35%대의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NH-아문디운용은 채권 부문에서도 대형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순자산 1조원 이상 운용사 열 곳 중 NH-아문디운용(2조5천264억원)은 작년 연간 누적 수익률 2.66%로 2.65%의 교보악사운용(2조1천970억원) 및 2.49%의 흥국자산운용(3조6천301억원)과 함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형사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은 KB운용(4조872억원)으로 1.79%였으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1조2천58억원)도 1.91%로 2%를 넘기지 못했다.

한편 연기금풀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투자풀 전체 수익률이 3.5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벤치마크(운용기준) 수익률인 3.15%를 웃돈 성적이다.

투자풀 수탁고도 27조1천억원으로 집계돼 전년(21조5천억원)보다 5조6천억원 늘어났다.

운용 수익은 1조원으로 전년(7천억원) 대비 3천억원 늘어 투자풀 제도가 도입된 2001년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0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