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은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을 억제하려는 행동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3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800억 위안의 유동성을 회수했다.

1천억 위안 규모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매입했으나 만기가 도래한 물량이 1천800억 위안이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총 3거래일간 5천685억 위안의 유동성을 순회수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든 뒤 다음 3거래일간 2천740억 위안의 유동성을 다시 순공급했으나 3일 재차 유동성 흡수로 돌아선 것이다.

가베칼드래고노믹스의 허웨이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3일의 유동성 흡수에 시장이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면서 "유동성 회수 규모가 크지도 않았고 중국의 단기 대출금리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인민은행이 분명 너무 완화적인 정책을 시사하고 싶어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오는 11일부터 시작인 춘제 연휴를 앞두고 은행시스템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은 상당히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인민은행은 이 시기가 되면 은행들이 춘제를 앞두고 늘어나는 소비자들의 현금 수요와 월말 유동성 수요 등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유동성을 대규모로 주입해왔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의 이러한 이례적 행보는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마쥔이 통화팽창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나타난 것이다

마 주임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 등에서 자산 버블 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있으며 인민은행이 추가적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정책을 조정하지 않으면 이 버블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마 주임의 이러한 발언과 인민은행의 이례적 유동성 흡수는 코로나19 부양책이 예상보다 빨리 철회될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중국 정부의 고문이기도 한 중타이 증권의 리쉰레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이 소폭 타이트해졌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신용 성장률도 터닝포인트에 이르렀다"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는 이미 확립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 긴축은 논리적인 움직임이지만 이를 언급한 시점은 주식과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더 많은 이익을 볼 것이라는 대중의 기대감을 식히려는 경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충분한 유동성을 쌓아놨기 때문에 정책 기조의 변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모든 상업은행의 자산을 합하면 312조7천억 위안에 달한다면서 이는 2008년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에버그란데리서치인스티튜트의 런저핑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유동성의 터닝포인트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통화정책 방향이 갑작스러운 바뀌지는 않을 것이나 천천히 정책 기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노무라의 루팅 중국 이코노미스트도 "인민은행이 점진적으로 정책 정상화를 진행하기 전에 일단 관망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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