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국내외 채권·회사채까지 ESG 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해외증권에도 본격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한다. 국민연금은 오는 하반기부터 해외증권에도 ESG 통합전략을 도입할 계획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해외증권 책임투자 이행체계 구축에 관한 연구용역 기관을 선정한다고 공고를 냈다.

이번 용역은 해외주식 및 해외채권의 운용방식에 적합한 ESG 통합전략을 찾고 해외 투자기업과의 대화 이행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한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안)에 따라 해외 기업과의 대화 이행체계를 마련하고 책임투자 자산군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증권의 운용 특성을 고려한 ESG 통합전략을 갖추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 용역이 수행하는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ESG 통합전략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 조사를 하게 된다. 이미 해외증권에 투자한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ESG 평가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사례를 분석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해외 기관투자자의 ESG 평가모형과 논쟁적인 이슈를 다루는 사례를 취합하고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군별로 ESG 통합전략을 이행하는 방식의 차이점을 분석하게 된다. 투자 단계별로 ▲투자 전 가치평가 단계에서의 차이점 ▲투자의사 결정 단계에서 고려하는 주요 요소 ▲투자 후 관리 및 매도 단계에서의 차이점도 분석 대상이다.

또한 해외증권 ESG 통합전략을 세울 때 액티브 운용자산과 패시브 운용자산에 ESG 평가를 어떻게 적용할지 분석하고 제언하는 역할도 과제에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및 해외채권에 단일 ESG 평가모형을 적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라 자산군별로 별도로 ESG 평가를 도입할 수도 있다.

나머지 하나는 해외 기업과의 대화 이행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4년까지 전체 투자자산의 절반을 해외 투자로 채우기로 한 만큼 향후 투자 대상도 더 넓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주와 유럽, 아시아 등 지역별로 ESG 관련 법과 제도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국제기구별로 중시하는 ESG 사안도 파악해둘 필요가 생겼다.

용역 기관은 해외의 주요 ESG 사안 현황을 수집하고 대화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과 대화 절차, 후속 조치 등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또 ESG 관련 논쟁적인 사안이 발생할 때 기업과 어떻게 대화하고 대처할지에 대해서도 제언을 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은 "2022년까지 책임투자를 적용하는 자산군 규모가 전체 자산에서 약 50%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2021년부터 ESG 통합전략을 국외 주식과 국내 채권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ESG 평가 기준을 모든 국내 주식 직접 운용자산에 적용하고 있지만, 해외증권과 국내 채권에 대해선 아직 적용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용역 결과물이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향후 ESG 책임투자를 국내외 주식과 국내외 채권, 나아가 회사채까지 적용한다는 게 국민연금의 계획이다.

이번 입찰은 국민연금 기금의 해외주식 및 해외채권 벤치마크에 대한 데이터 접근 및 가공 등이 가능한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관으로 참가 자격이 제한된다.

제안서는 오는 23일까지 받으며 다음 달 17일 용역 기관이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총 사업예산은 1억8천만원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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