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지수 상단과 하단을 정해놓는 것이 더 위험한 시대다. 지수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트렌드와 수급에 맞춰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한다"

김영대 비욘드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트렌드와 수급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수익률 개선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사진 설명] 김영대 비욘드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유동성과 수급 상황을 살피고 돈이 모이는 산업군과 투자 섹터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김영대 팀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가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비대면으로 대표되던 투자 트렌드를 지나 대면(콘택트) 경제가 활성화하면서 경기 민감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 집단 면역이 형성되고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지수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이 지수가 상승 탄력을 강하게 받기 어려운 만큼 레버리지를 통한 주식 비중 확대에 위험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동성 확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수 있다"며 "헤지 차원에서 귀금속이나 에너지 등 원자재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로 일부 자산을 배분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김영대 팀장과의 일문일답.

--펀드매니저로서 투자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투자 트렌드와 장 색깔 등 두 가지 측면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 장 색깔이라는 것은 유동성과 수급 환경을 의미한다. 시대 트렌드에 맞는 투자 영역을 선별하고 해당 영역에 수급적 환경을 살펴 최종 투자 의사를 정한다. 패션을 예로 들면 올가을에 유행할 트렌드를 업계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예상한다. 업계에서 만들어내는 측면도 있겠지만 주기성이 있다 보니 트렌드 예측이 가능하다.

지난해 가장 큰 트렌드는 친환경과 비대면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장 색깔의 영향이 컸다. 과거 국내 증시 레벨을 올린 것은 외국인의 수급이었지만,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상단을 넘어서면서 외국인들도 부담을 느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동학개미 수급이 크게 확대하면서 기존에 보지 못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됐다.

--2021년 지수 방향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주목할 트렌드가 있다면.

▲지난해 트렌드를 코로나19 팬데믹이라고 한다면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로 요약할 수 있다. 비대면에서 대면(콘택트)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올 것이다. 백신 접종 이후에 집단 면역이 형성되고 해외여행이 단계적으로 회복되면 콘택트로 넘어가는 트렌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본다. 트렌드 변화에 따른 투자 기회도 여전한 상황이다.

장 색깔 측면에서 보면 유동성 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개인의 수급 환경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작년만큼 편안한 장세까지는 아닐 것 같다고 판단한다. 유동성과 관련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이 내년 2분기 정도에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유동성 조정에 따라 지난해보다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이 될 것이다.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들 여전히 많다. 주식 비중 확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지.

▲주식 시장에 '음악이 울리는 동안에는 계속 춤을 춰야 한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음악이 울린다는 것은 유동성 환경을 의미하는 것.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판단은 유효하다. 난이도는 올라가지만 거기에서의 기회를 찾는 것이 매니저로서의 책무 같다. 개인투자자 관점에서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수익 창출 기회가 줄어드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는 현시점에서는 제한되어야 한다고 본다.

--향후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투자 섹터가 있으시다면?

▲주식 투자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시점에서는 다른 자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동성 확대는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화폐 가치가 낮을 때에는 헤지 차원에서 귀금속이나 에너지 등 원자재 펀드 쪽으로 일부 자산을 배분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식을 놓고 보면 콘택트 트렌드에 대비해 경기 민감주 투자를 늘리는 것이 좋다. 한국 시장은 그간 디스카운트 되어왔다.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은 반도체나 화학 업종들이 경기 민감 혹은 사이클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시장이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동력은 2차전지, 미래 자동차, 비메모리 반도체 등이다. 결국 성장은 이어질 것이다.

-올해 눈여겨볼 이벤트가 있다면.

▲제일 큰 이벤트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 이후 상장 이슈일 것 같다.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 리레이팅이 되면 LG에너지솔루션 시총이 삼성전자에 이어 가장 큰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2차전지 업종들의 확연한 성장세. 전기차 등 신성장 사업 성장도 큰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레버리지 투자가 많으면 변동성을 오래 버틸 수 없다. 최근 개인 유동성이 크게 확대하면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이 뉴노멀이 될지 블랙스완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추가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것보다 분산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본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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