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제재에 속도를 낸다.

조성욱 위원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이미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가 발송된 사건의 경우 최소한 한 건에 대해 상반기에 첫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이 언급한 사건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에 경쟁사 운영체제(OS) 탑재를 방해한 혐의를 조사한 건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해 구글에 심사보고서를 보낸 바 있다.

지난달 말에는 국내 게임사들이 구글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 게임을 독점 출시하도록 강요한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구글 측에 발송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요즘 공정위의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고 언급하면서 "피심인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고도 상반기에 전원회의 심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공정위는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30%의 수수료를 물리기로 한 것도 조사하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공정위가 올해 마무리를 할 계획인 사건도 적지 않다.

공정위는 최근 삼성그룹 내 급식서비스 업체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검찰에 고발하는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삼성 측에 발송했고, 이르면 다음달 전원회의가 열린다.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의 완전 자회사로, 이 부회장은 고발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도 심사보고서가 발송된 상태로, 이르면 1분기에 전원회의에 오른다.

롯데칠성음료는 롯데가 제조하는 와인을 판매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MJA와인에 와인을 싸게 공급함으로써 MJA와인이 부당하게 이익을 얻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SK가 지난 2017년 LG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이익을 안겼는지에 대해서도 상반기 중으로 결론을 낼 계획이다.

일감몰아주기 외에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담팀도 제재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낸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특허쟁송절차를 부당하게 이용해 경쟁사의 저렴한 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심사보고서를 발송했으며 다음달 중 전원회의에서 이를 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오 기술 특허를 보유한 돌비가 특허권을 남용해 로열티를 부당하게 징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치고 작년 11월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 주도로 제정을 추진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단일하고 합의된 안이라고 거듭 밝혔다.

공정위는 플랫폼 분야 규제 권한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 방통위는 온라인플랫폼법안이 전기통신사업법과 중복규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중복규제였으면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 심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나"라며 "기존에 다른 부처가 가진 법안과 온라인플랫폼법에 중복되는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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