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증권사 실적 견인차 구실을 하던 IB업무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주식투자 열풍으로 증권사들의 자산관리(WM)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기업금융(IB) 부문 역시 탄탄한 수익을 냈다.

10일 증권사별 실적보고서(외부감사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총 인수 및 자문수수료는 1천594억원으로 이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주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중심으로 한 구조화금융과 ECM 호조로 전년대비 증가폭이 컸다.

특히 삼성증권의 인수금융 주선 규모는 2조5천억원으로 전년도 8천185억원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인수금융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도 11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성장한 수준이다.

인수금융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1.9%로 전년대비 8.2%포인트 증가했다.

2020년 삼성증권은 카카오게임즈와 고바이오랩, 엔젠바이오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를 주관했고, 인수금융은 대성, 바디프렌즈, ADT캡스, 토스페이먼츠 등에서 실적을 냈다.

NH투자증권 역시 IB 관련 수익(인수주선, M&A자문, 채무보증)이 증가했다.

IB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3천84억원으로 전년도 2천508억원에 비해 23% 증가했다.

특히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람코에너지리츠 등 랜드마크 IPO딜을 수행했고, 두산중공업, HDC현대산업개발 등 유상증자 딜을 주관한 영향이 컸다고 NH투자증권은 설명했다.

IB관련 이자수지도 연간 407억원으로 전년대비 20.5%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해외대체투자 자산 일부가 건전성이 악화해 손상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대한항공, 한화솔루션, 포스코케미칼 등의 유상증자와 SK이노베이션, LG유플러스 등의 회사채, 순천 선월지구 PF, 인천 청라IHP첨단산업단지 지식산업센터 PF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해외 IB에 강점이 컸던 미래에셋대우는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다소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영업이 장기화되면서 2019년보다는 저조한 실적을 냈지만, 국내외 다수의 우량 딜을 클로징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2천681억원으로 전년도 3천698억원 대비 1천억원 가량 줄었다.

인수주선은 853억원으로 전년도 1천463억원보다 40% 정도 감소했고, PF/자문 수익도 937억원으로 전년도 1천170억원에 비해 19%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미래에셋대우는 바디프랜드 리파이낸싱, 신한금융지주 보통주 담보대출, 태화그룹 자동차 사업부문 인수금융, 미국 페덱스 Ground Hub 물류시설 지분투자, 성경식품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등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증권사 최초로 2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초대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해외 실사 등이 어려워지자 브로커리지 수익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굵직한 IPO나 유상증자 등의 이슈가 꾸준히 주목을 받으면서 대형사 IB수익 개선에 한몫했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형 딜 가뭄 속에서 고객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금조달 환경과 목적에 부합한 금융조건 선제안 등을 통해 다양한 딜을 주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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