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2년여를 끌어온 배터리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승자가 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일부 LG 측의 손을 들어줬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에 1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일부 제품의 미국 수출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배터리 셀, 배터리 모듈, 배터리 팩 및 구성 요소를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됐다.

ITC는 다만 포드에 대해 4년, 폭스바겐 2년 수입 허용이라는 예외 조항을 뒀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 포드에,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제너럴 모터스에 각각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포드는 이번 결정과 관련, ITC의 결정은 내년 중반에 전기차 F-150을 출시하려는 자사의 계획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ITC는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조사와 규제를 수행하는 대통령 직속 연방 준사법기관이다.

행정기관으로서 미국 내 수입, 특허 침해 사안을 판정한다.

ITC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이 미국으로 수입되지 못하도록 배제 명령을 내리거나 미국 내 수입·판매를 금지하는 중지 명령 등을 내릴 수 있다.

ITC 절차는 한국의 행정심판과 유사하며 60일간의 대통령 심의 절차를 거친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생산 차질을 우려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특허 쟁송 절차상 통일을 기하기 위해 법원 판결이나 ITC 심결에 불복할 경우 모두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심리하며 연방대법원에서 확정된다.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최종심결일 또는 대통령의 심의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불복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항소할 경우 양측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ITC 결정과 관련해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이어서 아쉽다"면서도 "포드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둔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앞으로 미국 대통령 심의 등 남은 절차를 통해 SK 배터리와 미국 조지아 공장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수 천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결정은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부정하게 사용해 경제적 피해를 줬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 대통령 심의 기간이나, 연방항소법원 항소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의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임해 나갈 수밖에 없다"며 "SK이노베이션이 ITC 최종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함으로써 하루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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