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로켓배송'으로 일상에 필요한 것들을 문 앞까지 빠르게 배송해주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 신청을 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쿠팡 대신 투자할 만한 종목들이 급부상했다.

쿠팡이 오는 3월께 상장을 마치면 해외주식 투자로 직접 투자할 수 있지만 마음이 급한 투자자들이 당장 살 수 있는 대체 종목으로 국내 유통업계를 주름잡는 빅테크 커머스 플랫폼과 리츠가 눈길을 끈다.

증시 전문가들은 15일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 쿠팡의 물류센터에 투자할 수 있는 ESR켄달스퀘어리츠와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커머스 플랫폼 관련주에 주목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임차인의 49%가 쿠팡 물류센터다. 쿠팡이 보유한 100개의 물류센터중 30개를 이 리츠가 보유, 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커머스 성장 초기인 2016년부터 켄달스퀘어는 공격적인 물류센터 확장을 시작했다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가 5천870원 수준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을 위시한 이커머스 기업들은 때마침 공급이 늘어난 물류인프라 덕에 한국의 이커머스 성장을 주도할 수 있었고, 이는 세계 상위 수준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을 견인한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그는 "쿠팡 상장이 ESR켄달스퀘어리츠에 미치는 영향은 주요 임차인으로서 그간 이슈였던 쿠팡의 크레딧 및 사업의 지속가능성 여부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판단되는 점, 상장을 통한 지속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이커머스 기업의 가장 큰 투자는 물류센터가 될 것이며 ESR켄달스퀘어리츠의 편입 자산의 확장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의 커머스 플랫폼의 가치를 재평가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2020년 매출 기준 비교만 해도 네이버, 카카오의 커머스 부문 가치는 각각 2조7천억~4조5천억, 1조1천억~1조8천억원으로 평가된다"며 "네이버, 카카오의 커머스 부문 외형 성장도 쿠팡만큼은 아니지만 가파른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쿠팡과 달리 물류는 제휴, 아웃소싱 전략을 펴며 수익성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쿠팡 상장에 따른 네이버 쇼핑사업 가치를 반영해 네이버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네이버쇼핑은 높은 포인트 적립률, 웹툰, 뮤직 등 자사 콘텐츠와의 연계 강화, 판매다 대출 등 강점으로 확고한 생태계를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마트(50.1%), 신세계(26.9%) 등이 보유한 쓱닷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부부장 연구원은 "2020년 추정 기준 쓱닷컴 거래액은 약 3조9천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쿠팡의 상장기업 가치 관련 평가방식을 쓱닷컴에 적용할 경우 산출 가능한 쓱닷컴의 기업가치는 6조2천억~12조1천억원 수준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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