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보통 사람의 심리는 주가가 빠지면 팔고 싶고 오르면 쫓아 사고 싶죠. 변동성에 대응할 때는 시세와 반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에너지가 여전히 강하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변동성 장세일수록 추세에 휘둘리기보다는 우량주 업종의 대표주 가격이 하락할 때 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본부장은 "외국인이 팔 땐 패시브 자금이 워낙 많아서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라며 이때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대표 성장주와 중국 4차 산업의 전망을 밝게 제시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특히 E, 환경에 주목했다.

심 본부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열기 속에 시장 모멘텀은 여전히 강하다고 봤다.

그는 "(동학개미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거냐 물으면 여전히 저금리"라며 "상하반기 리스타킹(re-stocking), 백신 이슈로 시장 모멘텀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본부장은 1973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후 2006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로 합류했다. 리서치팀 차장과 주식운용1팀장을 거친 후 2017년부터 액티브운용본부 본부장으로서 KB그로스포커스,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다.


 

 

 

 

 

 


다음은 심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코스피 3,000 돌파 후 가격 부담 커졌다.

▲작년 4월 코스피 1,500 깨진 후 두 배 이상 올랐다. 미국 대선 후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30% 가까이 올라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격 부담을 소화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3,000선은 깨지지 않고 있다. 조정이 오더라도 가격 조정이 아니라 기간 조정인 건 시장 에너지가 강하다는 의미다.

◇시장 강세 신호로는 무엇 주목하나

펀더멘털상으로 보면 최근 주식 시장과 맥을 같이하는 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더라. 금융위기 때 95까지 떨어졌고,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4월 93이 깨지면서 사상 최저치였다. 현재 평균치는 99.4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100이 훌쩍 넘어가면 위험자산이 과매수 됐다는 신호로 잡히지만, 여전히 100 이하라 상승 추세는 상반기까진 지속될 것이라 본다. 또 주목할 점은 글로벌 재고가 역사적으로 낮아 리스타킹 사이클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작년 7월부터 재고를 줄였지만 각국이 부양책을 강하게 펼치면서 오히려 소비가 진작됐다. 정상 재고량을 회복하려면 6∼7개월 정도가 더 걸린다. 자동차도 상반기 매크로 모멘텀이 있다고 본다. GM이 멕시코, 캐나다, 미국에서 공장 생산을 중단한 이유도 노동자가 파업이나 자동차 수요 부족 때문이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 때문이었던 점을 봐도 그렇다.

◇동학개미 열기, 얼마나 더 갈 것으로 보나

▲증권사의 신규계좌도 많이 열렸고 붐업이 확실히 일어났다. 언제까지 이어질 거냐 물으면 여전히 저금리다. 부동산 규제도 너무 강해서 돈이 갈 데가 없다. 대기 자금이 너무 많다. 개인 투자자들의 열기는 계속 이어질 거라 본다. 장기적으로 보면 퇴직연금도 증시 대기 자금이 될 수 있다. DB, DC형이 있는데 DB형이 원금보장형이고 비율상 90%로 200조 내외다. 투자상품인 DC형 중엔 채권형이 대부분이라 주식형이 별로 없다. 향후 증시에 들어올 자금이라 볼 수 있다. 90년대 미국에서 401k 퇴직연금이 활성화되면서 증시로 연기금이 대거 유입됐고 주가가 많이 올랐다.

◇공매도 금지 연장, 수급에 영향 있을까

▲주식 결정은 펀더멘털과 수급이 하는데 펀더멘털이 좋지 않아도 수급으로 주가가 올라가기도 한다. 이런 간극을 공매도가 잡아주니 순기능도 있다. 보통 버블이 생길 때 거래량이 폭발하는데 새로 주식 시작하는 분들이 많이 들어온다. 이분들이 손해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공매도가 초기에 주가를 많이 눌러주면서 정화작용을 하는 부분이 있다. 제도가 공평한지 여부는 더 살펴봐야겠지만 오는 5월 3일 공매도가 재개되면 종목마다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다. 거품이 낀 종목은 꺼질 수 있다. 공매도가 변동성을 크게 할 순 있지만 결국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식운용 본부 성과는

▲최근 글로벌 트렌드는 아무래도 ESG다. 최근 ESG 성장리더스펀드가 순항 중이고 지난해 10월 정부 정책과 맞춰 런칭한 코리아 뉴딜 펀드 성과도 괜찮았다. 3개월 만에 수탁고 1천800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펀드도 ESG로 많이 들어오는데 한국의 경우 ESG 중 E, 즉 환경 쪽이 강하다. 우리나라가 그간 반도체, 조선 쪽이 1등이었는데 친환경 분야에서 2차전지, 자동차, 배터리 관련 기술이 글로벌 최상급에 속한다. E에 강점 있는 기업 LG화학, 삼성 SDI 주식도 사고 있다.

◇주목할 만한 국내외 ETF 상품은.

▲지난해 11월 런칭한 KBSTAR Fn수소경제테마를 좋게 보고 있다. 수소 모빌리티 쪽 투자하는 펀드로 수소 경제 ETF를 주목하고 있다. 해외 쪽 ETF는 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나스닥을 주목한다.

◇해외투자 포트폴리오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해외펀드는 미국 대표성장주, 통중국 4차 산업을 추천한다.

미국의 경우 2009년 금융 위기 때는 이전소득이라 해서 정부가 직접 개인들에게 돈을 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직접 줬다. 미 국민들은 44% 정도는 소비하고 56% 정도를 저축한다고 보면 되는데 코로나19 이후 저축액이 2조5천억원 정도 늘어났다. 올해 가을 정도엔 백신 접종률이 60∼70%까지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정상화 효과가 날 것이고 소비가 많이 늘 수 있어 미국 시장을 괜찮게 본다.

중국의 경우 유동성을 추세적으로 긴축으로 가는 것 같진 않다. 과열을 막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당국의 목표라 금리 '스파이크(spike)'가 나면 다시 푸는 패턴이다.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가장 큰 원칙은.

▲보통 사람의 심리가 주가가 내리면 팔고 싶고 올라가면 쫓아서 사고 싶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시장에선 올라갈 때 굳이 살 필요 없다. 변동성에 대응할 때는 시세와 반대로 움직여야 한다. 주가가 많이 내리면 새로 진입하고 오르면 차익실현하는 게 원칙이다. 작년에 개인 투자자들이 잘했다.

우량주 업종의 대표주를 봐야 한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고 경쟁력 있는 주식의 가격이 내려갔을 때 사놔야 한다. 외국인이 팔 땐 패시브 자금이 워낙 많아서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인위적으로 파는 것이다. ETF, 인덱스, 퀀트펀드 쪽으로 자금이 많이 들어와서 영향력이 강해졌다.

◇추가로 시장에서 주목할 거시적 변수는.

▲금리가 문제다. 미국 금리가 1.5%를 넘어가면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질 것이다. 2013년 테이퍼링 이슈에 미국 주식은 15∼20% 하락했다. 장기적으로 추세전환은 미국 금리가 3% 정도 됐을 때 시작됐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하반기는 금리를 잘 보는 게 중요할 것이다. 실물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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