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인공지능(AI) 모델은 처음부터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하도록 설계가 됐다. 지속적인 학습 과정을 통해 개선되면서 실제로 시장을 이기고 있다"

오기석 크래프트(Qraft) 홍콩법인장은 16일 홍콩 현지에서 연합인포맥스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AI 인공지능 모델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Qraft 테크놀로지는 2019년 5월에 처음으로 고유 AI 모델이 사용되는 ETF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현지 파트너와 같이 상장했다.

지난해 12월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가치주 ETF까지 현재 4종의 ETF 투자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오 법인장은 "딥러닝 기반 ETF 모델의 차별점은 특정 섹터 혹은 테마에 대한 집중화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9월 테슬라 주식을 급락 전에 전량 매도하는 등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강해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 열기가 계속될 전망인 만큼 장기 투자를 위한 목표와 자산 배분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아군은 '시간'"이라며 "꾸준한 투자가 제일 중요하며 잘 분산된 ETF를 적립식의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에 대응하는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오 법인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홍콩대에서 MBA학위를 받았다.

가장 최근까지 미국 3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뱅가드에서 한국 비즈니스 대표로 근무했고 디렉시온,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10여년간 ETF 관련 전문가로 일했다. 올해부터 Qraft 테크놀로지스의 APAC 오피스 법인장으로 합류했다.

다음은 오 법인장과의 일문일답.

◇코스피 3,000시대, 한국 시장이 기존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국 주식시장이 오랫동안 들어왔던 별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였다. 개인 투자 참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은 거의 10년 간격으로 시장 충격을 겪었다. 또 글로벌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배당률 역시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가를 제한했다. 하지만 이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의 급락 이후에는 반등하며 장기적으로 회복 및 상승장이 이어진다는 것을 학습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똑똑해진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다. 오랜 밸류에이션 압박이 해소됐고, 각 기업의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까지 연결됐다.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 열기, 얼마나 이어질까.

▲주식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동학개미운동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미국의 로빈후드, SOFI 등 모바일 플랫폼들이 손쉬운 주식 투자의 기회를 줬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서 머무르는 동안 소비가 줄면서 투자에 사용할 가용 현금이 늘어났다. 또 저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예·적금으로 인한 투자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졌다. 여기 홍콩에서도 증권사마다 개인 신규 계좌 개설 열풍이 불고 있다. 작년 말 신규 계좌 개설을 하려 했으나 4∼5주 정도 계좌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보는 이머징 마켓, 특히 한국 증시 위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무역과 소비 축소는 초기에 이머징 마켓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다시 매력도가 올라가고 있다. 최근에는 밸류 플레이 혹은 백신으로 인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각국이 지난해 경기 후퇴와 축소를 심각하게 겪었지만, 상대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은 팬더믹 확산을 잘 막아냈다. 한국의 경우에도 코로나19발 수요 위축은 제한적이었다. 또 전세계적으로 재택근무 확산으로 IT 기기들의 신규 및 교체 수요가 급등한 점도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달러 강세 트렌드가 진정된 것 역시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시작한 AI 모델 기반의 ETF 운용 비즈니스를 소개하자면.

▲ETF는 시장 대표 지수를 수동적으로 추종하거나 혹은 기존 지수를 보완해서 룰을 만드는데 AI 모델은 처음부터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해 시장을 이기도록 설계가 됐다. 지속적인 학습 과정을 통해 개선돼 실제로 시장을 이기고 있다. 크래프트가 처음 출시한 ETF가 QRFT인데 S&P 500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하도록 AI 모델을 기반해 만든 것이다. 지난 2019년 5월 뉴욕거래소에 상장됐고 누적 수익률은 지난 3일 기준 68.9%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인 SPY의 37.8% 수익률보다 30%포인트 이상의 초과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딥러닝 기반 ETF 모델의 차별점은.

▲특정 섹터 혹은 테마에 대한 집중화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딥러닝 기반 ETF들은 미국 대형주 유니버스 전체를 기반으로 머신 러닝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사람이 선택하기 어려운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주식 AI 기반 모멘텀 전략을 사용하는 AMOM라는 ETF의 경우 지난해 9월 테슬라 주식을 8% 넘게 투자하고 있었는데 테슬라 주식이 급락하기 직전 주식을 0%까지 전량 매도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최근 다양한 테마형 ETF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장기 성장 테마 ETF로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동시에, 특정 테마 투자가 가져올 수 있는 집중화 리스크는 고려하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투자 장벽이 무너졌다. 자산 배분은.

▲자산배분은 어려운 게 아니라 주식과 채권 비율을 결정함으로써 시작하는 것이다.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서 투자 비중을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다음은 어느 국가와 지역에 투자할지 결정하고 이를 ETF 등으로 구현하면 된다. 또 본인의 확신에 따라 개별 주식으로 '플러스 알파' 포지션을 취할 수도 있다. 주식과 채권에 처음 투자할 경우 6:4 비중이 적절해 보인다. 본인이 사회 초년생의 2030 세대라면 주식 비중을 80%까지 가져가도 무방하다고 본다. ETF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투명성과 접근성이다. 펀드들이 특정 판매 채널들을 통해 제공되는 것에 반해 ETF는 주식 계좌만 있으면 어느 증권사를 통해도 같은 상품들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 개개인이 처한 재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 투자 전문가들에게 투자 및 세금 관련 문제도 조언을 받으시길 바란다.

◇인플레 시기에 대한 전망은.

▲개인적으로 눈여겨본 올해 초 경제 전망은 S&P글로벌의 '10가지 그레이스완'에 대한 얘기다. 블랙스완처럼 아예 예상 못 한 위험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회색 코뿔소'와 같은 개념이다. 이 중 하나가 올해 인플레이션 급등이다. 작년에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풀면서도 인플레가 정점을 찍지 않았던 것은 수요 위축이 굉장히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백신 개발과 보급으로 수요 위축은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국가 간 인플레이션 편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어 각국 중앙은행이 반드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맞춰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유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복귀한 수준이라 하반기부턴 인플레 상방 압박이 본격화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가장 큰 원칙은.

▲개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아군은 '시간'이다. 투자 기간과 본인의 투자 재무 설계를 어떻게 가져가는지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시장에서 큰 변동성은 5∼6년 단위로, 작은 조정은 1∼2년 단위로 매년 발생한다.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면 현재 시장이 20∼30%가 하락하더라도 모두 단기적인 변동성에 불과하다. 결국 시장 하락 이후에는 다시 상승장이 돌아오기 때문에 꾸준한 투자가 제일 중요하다. 잘 분산된 ETF를 적립식의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투자를 지향하기 위한 목적을 설정하는 것이다. 단순히 목표수익률을 넘어 10년 후 은퇴자산 준비, 5년 후 자녀 학자금 마련 준비 등의 뚜렷한 목적이 있다면 훨씬 더 장기투자의 성공률이 높아지게 된다.



[알립니다] 오기석 법인장과의 인터뷰 영상은 연합인포맥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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