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롯데손해보험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4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낸 탓에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가까스로 웃도는 수준까지 낮아졌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해 20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지난 2019년(영업손실 709억원)에 이어 2년째 적자를 지속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이번 실적은 시장의 예상과도 괴리가 커 아직도 충격적이라는 분위기가 가시질 않고 있다"며 "현재 문제가 된 자산운용 부문에서 자세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롯데손보의 자본확충 압력이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RBC비율이 193% 수준이라고 밝혔다가, 지난달 말 정정공시를 통해 이 수치를 169% 수준까지 낮췄다.

이는 같은기간 손보업계 평균 RBC비율인 248%를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신용평가사의 다른 관계자는 "RBC비율 산정에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적자가 발생했다면 RBC비율에도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적자의 원인이 롯데손보의 대체투자 비중이 과중했던 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앞서 롯데손보는 지난해 3분기까지 7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새로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 체제로 바뀐 이후 정상적으로 영업활동을 완료한 첫해인 만큼 턴어라운드 여부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도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와 해외부동산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회성 자산손상만 1천590억원이 발생, 실적이 단번에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투자 이익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키워온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상황"이라며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된 롯데손보의 운용 전략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전체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는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대체투자 비중이 35% 이상일 정도로 큰 편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롯데손보의 대체투자 비중은 37%에 달할 정도였다. 이는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32%)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에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손보의 이러한 행보가 향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손보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이 큰 항공기와 대출채권담보증권(CLO) 자산 비중이 9.7%로 단일 자산군에 대한 편중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항공기자산 익스포져는 자기자본의 약 86%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과도하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련 이슈가 올해도 추가로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향후 항공수요 회복 시점 등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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