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난해 시중은행의 영업력을 보여주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이하 충전이익) 경쟁에서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충전이익은 3조6천354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많았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도 5.9% 늘어난 성적이다.

충전이익은 은행의 핵심 영업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값에 판매비와 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지난해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3천1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 후퇴했다. 이와 달리 충전이익이 늘었다는 건 건물이나 지분매각, 기업 구조조정 충당금, 충당금 환입액 등 일회성으로 반영되는 요인을 제외하면 은행의 수익창출력은 향상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와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에 대응한 추가 충당금을 쌓으면서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국민은행 영업력 지표가 향상된 건 금융자산(FVPL)의 공정가치에 의한 평가손익이 플러스로 전환한 덕이 컸다. 국민은행 금융자산 관련 손익은 지난 2019년 1천780억원 손실을 내다가 지난해 140억원 수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그 영향으로 순수수료이익이 5.8%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 부문은 1조81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3% 올랐다. 이자이익도 6조7천548억원으로 같은 기간 6.1% 늘며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았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영업력도 소폭 후퇴했다. 지난해 신한은행 충전이익은 3조5천9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이자이익이 5조9천2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늘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8천693억원으로 1.8% 감소하며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지난해 펀드, 방카수수료, 신탁수수료, 투자금융수수료 등 수수료이익이 20%가량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자산 관련 수익이 16% 늘며 비이자이익 감소 폭을 상쇄시켰다.

영업력 3위에 안착한 하나은행은 1, 2위 은행과 격차를 좁혀나갔다. 지난해 충전이익은 3조4천7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2% 늘었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5조3천78억원으로 2%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비이자이익이 8.7% 늘어난 1조1천362억원을 달성하며 충전이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면서 유가증권 평가손익 등이 개선된 덕이 컸다.

지난해 관전 포인트는 NH농협은행의 약진이었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충전이익이 2조6천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8% 증가했다.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수익력이 향상됐다. 그 결과 우리은행을 제치고 영업력 4위를 차지했다.

이자이익이 5조3천9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4천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3.8% 줄었다. 신탁 수익이 7% 줄며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충전이익이 2조4천6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2% 줄었다.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력이 큰 폭으로 후퇴했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5조2천91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는데, 지난해 비이자이익이 7천169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9.2%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펀드수수료 부문이 1년 만에 40% 급감하며 영업력 후퇴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분기에는 트레이딩 관련 손실이 발생하면서 다른 은행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은행 실적을 종합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각종 난관에 봉착했지만, 펀더멘털 성적표에는 이변이 발생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분석한다"며 "상위권 은행 간 중하위권 은행 간 점수 차가 좁혀지며 각축전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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