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국내 증시는 1분기 조정장을 거친 후 실적 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1분기는 유동성 축소와 함께 기업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느냐 등에 시장의 고민이 시작하는 시기다."







[사진 설명] 이상민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이상민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피 벨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지속가능한 이익 개선을 보이는 국내 기업들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오는 2분기와 3분기 추가적인 지수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게 이 본부장의 판단이다.

이상민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다만,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이 기대되는 기업이 많은 만큼 추가적인 지수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 전체의 상승률은 제한될 수 있으며 실적 성장률과 질적인 판단에 따라 종목 간 수익률 차이가 클 것"이라며 "신사업영역을 개척 중인 바이오와 2차전지, 인터넷, 콘텐츠 영역과 함께 IT와 자동차, 신소재 기업들도 절대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구조적 정상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지수 상승 이유로 기업 실적 외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선을 꼽았다.

이 본부장은 "국내 기업의 근본적인 약점이었던 지배구조가 최근 몇 년간 사회적, 제도적인 압박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 투자 유입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상민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펀드매니저로서 투자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투자 대상 기업이 가지고 있는 차별적 경쟁력이 무엇이고, 그 차별성이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매출과 이익, 현금 흐름이 증가하는지 추정해 적절한 밸류에이션을 판단 후 투자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운영 관점에서는 균형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판단해 쏠림 현상을 지양하고 있다.

-올해 지수 방향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국내 주식시장이 1분기 조정 후 실적 장세로 들어가면서 상승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1분기는 유동성 축소 가능성과 상향 조정 중인 실적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느냐 등에 대해 시장이 고민하는 시기라고 본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되면서 지수 밸류에이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업종 및 종목별로 판단할 때 경기 회복 혹은 경쟁력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이익 턴어라운드 기업들이 많으며 이들의 실적 회복과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바탕으로 2~3분기에 지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지수 전체적인 상승률은 제한될 수 있지만, 실적 성장과 질적인 판단에 따라 종목 간의 수익률 차이가 날 수 있다.

-주식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면 국내 증시 리레이팅 가능성은.

▲개인의 시장 참여가 장기화하고, 해외 액티브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과 상승 국면의 장기화도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디레이팅된 조건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은 수출업종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 외부 경기 변화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매우 컸던 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을 주도했던 바이오와 2차전지, 인터넷, 콘텐츠 기업들은 신사업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한 차별적 경쟁력을 보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이익 변동성은 낮다. 또한 구경제 영역에서 IT와 자동차, 특화된 소재 및 산업재 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외부 환경 변화보다는 절대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구조적 정상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에 대한 판단이 올해 기업들의 실적 발표 과정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추가로 제일 중요한 부분은 국내 기업의 대리인 비용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책임투자, ESG 등 이슈들이 크게 부각되고 있으며 한국기업의 근본적인 약점이던 지배구조가 최근 몇 년간 개선됐다. 사회적, 제도적인 압박 증가와 함께 3세 경영을 맞아 기업 자체적인 개선과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확대와 체계적인 주주 행동 증가는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가속해 외국인들이 보는 시각 또한 좋아지는 국면이다.

-유망하다고 생각하시는 투자 상품 및 섹터가 있으시다면?

▲투자상품은 절대적으로 국내 주식이라 생각한다. 국내에서만 볼 때 부동산에 대한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상황에서 기대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개인들의 금융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10%에 불과해 최근 변화들이 지속한다면 장기적으로 추가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변화와 신성장 산업의 주도 능력 등을 볼 때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식 시장보다는 한국 시장의 매력이 더 크다. 주식에서 업종은 상반기 국면에서는 경기 민감 업종 즉, 소재와 산업재, 소비재 등이 유리할 것이다. 백신으로 인한 경제생활의 정상화 가능성이 커질수록 우려감으로 과도하게 싸진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진행될 것이다. 경쟁력 측면에서는 자동차와 IT업종이 시장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작년 시장을 이끌었던 2차전지, 바이오 등은 비싸진 밸류에이션과 경쟁력의 지속 등에 대한 고민을 거칠 것이다. 업종 전반적인 상승보다는 옥석 가리기를 통한 소수 종목만 상승이 가능할 것이다.

-ESG가 국내 증시를 움직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을지.

▲우리자산운용의 투자원칙과 프로세서의 근간인 '책임투자'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의 가치라는 것이 단순히 우리가 바라보는 재무적 숫자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평판이라는 것도 있고, 윤리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해서 그것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각종 산업재해에 환경을 파괴하는 경우도 있고 이것이 다시 재무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이런 기업의 무형적인 부분들이 기업의 가치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004년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이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해 자산가에게 그들의 역할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2006년 UN은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 ESG 요소를 반영하도록 강조하는 책임투자원칙(UN PRI)을 공표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 ESG 관련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국내에서도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늘어나고 있다. 쉽게 말해 돈이 ESG 기업들로 모이고, 수익성의 문제로 점차 인식이 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를 고려하도록 하는 규제 당국들의 가이던스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또한 공공성, 친환경 관련 정책들이 강화되면서 기업의 환경요소와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 결과이기도 하다.



[알립니다] 이상민 우리운용 본부장과의 인터뷰 영상은 연합인포맥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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