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치 산정방식 한계 지적 잇따라…내년 변경 예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해 12월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을 확정 짓지 못하고 지난 1월 재논의했던 데에는 목표치 산출체계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작년 12월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일단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을 작년과 같은 0.22%포인트로 정하되 올해 1월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목표치 유지와 변경을 두고 견해차가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그보다는 목표치 산출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더 지배적이었다.

17일 국민연금이 최근 공개 2020년도 제10차 기금위 회의록에 따르면 2021년도 목표 초과수익률 안건을 두고 대다수 기금위원은 현행 유지를 지지했다.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은 "2019년과 2020년도는 비효율적인 장세가 연출돼 알파 초과수익률이 좋았다"며 "보통의 장세는 초과수익률 알파 22가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장세였다면 목표 초과수익률이었던 0.22%포인트가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작년과 재작년에는 이례적인 장세가 나타나면서 이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안 본부장은 "기금 규모와 운용인력의 불일치가 심해 1인당 운용 규모가 커, 운용 방식이 시스템적으로 액티브에서 패시브로 갈 수밖에 없다"며 "대체투자는 알파 초과수익률을 형성하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코로나19로 국외 출장이 축소돼 내년 실적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나치게 높은 초과수익률은 조직 이탈의 위험성이 있고 22bp는 작년 기준으로 32bp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 초과수익률의 현행 유지를 지지했다.

이경상 위원(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도 "해외주식 벤치마크에서 암묵적으로 누려왔던 혜택이 없어지고 지방에서 우수자원 유치가 어려운 점도 있다"며 "가장 큰 플레이어로 운용상의 핸디캡이 있는 상황에서 목표치를 높이게 되면 사기 저하라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왕건 상근전문위원은 배당세 환급 이슈를 조정해보면 국면연금기금이 알파를 창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왕건 위원은 "국민연금이 최근 3년간 실현한 평균 초과수익률은 대부분 국내시장에서 벤치마크 선택의 효과로 실현된 것"이라며 "2017년과 2019년, 2020년 등 시장 변동성이 굉장히 심할 때 얻은 것인데 이는 배당세 환급으로 얻게 된 수익 10bp가 아주 컸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위험자산을 늘리는 목표와 거기에서 벤치마크를 초과해 아웃퍼폼하겠다는 것을 분리된 관점에서 본다면 2021년도 목표초과수익률 22bp도 동기부여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위험자산을 늘려나가는 만큼 안정적인 운용을 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그간 일부 국가에서 배당세 환급분을 수익으로 잡아 목표 초과수익을 쉽게 달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었다. 이 효과는 10bp 정도로 추산되는데 목표 초과수익률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이를 의식해 해외주식 벤치마크지수에 배당세 감면 효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운용지침을 개정하고 벤치마크 지수도 변경하기로 했다. 이 같은 변화를 고려하면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을 동결하더라도 실제로는 32bp 수준인 만큼 현행 유지가 옳다는 게 대다수 위원의 판단이다.

이들 위원을 포함해 원종현 상근전문위원, 이찬진 위원(참여연대), 조홍식 위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안영균 위원(한국공인회계사회), 최규완 위원(한국외식업중앙회), 박성태 전략부문장 등 대다수 위원이 목표 초과수익률의 현행 유지를 지지했다.

그럼에도 기금위가 작년 12월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을 확정하지 못했던 것은 산출 체계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목표 초과수익률은 적극적 운용으로 전략적 자산 배분에 의한 수익률(기대수익률) 대비 초과로 달성해야 하는 수익률 목표치로 목표 액티브위험(TE)과 목표 정보비율(IR)을 곱해서 도출한다.

목표 TE는 실제 운용이 벤치마크에서 벗어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초과수익률의 표준편차로 측정한다. 목표 IR은 초과수익률과 초과수익률에 대한 표준편차의 비율이며 액티브 운용의 효율성을 나타낸다.

국민연금의 올해 목표 IR은 0.40, 목표 액티브 위험은 0.55%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기금본부는 2013년 외부 컨설팅 결과를 받아들여 2014년부터 목표 IR을 기존 0.5에서 0.4로 조정한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 본부장은 "기금 규모라든지 운용의 제약 등으로 목표 IR을 0.4%, 상위 25%로 정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이라며 "지나치게 높은 초과수익률 목표치는 조직 이탈의 위험성이 있고 22bp는 작년 기준으로 32bp인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민 위원(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은 "정보비율이나 액티브 위험수치가 2013년 컨설팅 결과로 신뢰성이 의문"이라며 "앞으로 주기적으로 계속 수치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종현 상근전문위원도 "투자정책위원회의 목표 초과수익률 설정 회의에서 현행 목표 TE나 IR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간 안에 IR과 TE, 아니면 목표 초과수익률 산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최소한 내년부터 정하는 목표 초과수익률 값의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진 위원도 "계량모형 형태로 목표 초과수익률을 산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선 투정위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목표 수익률 설정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국민연금의 기금위 운영 계획상으로 목표 초과수익률 산정방식 검토 안건은 오는 12월 보고될 예정이다. 목표 초과수익률의 구성요소 및 산출방식 등을 검토하는 것이 골자인데 올해 연구를 거쳐 내년부터 새로운 산정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다.

한편 목표 초과수익률의 변경을 주장한 위원은 두 사람 정도였다.

서봉춘 위원(수협중앙회)은 "인력 증원, 해외투자 비중 확대 등 점진적으로 수익률을 향상하겠다는 국민연금의 기본적인 흐름에서 목표수익률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상철 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은 "기금본부 측면에서 보면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를 주고 채찍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배당수익 문제도 있어 실제로는 목표수익률 자체를 더 높게 달성하는 부담도 있다"며 "올해는 실무평가위원회에서 나온 방안에 따라 목표 초과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하향 조정을 제안했다.

고병기 위원(농협중앙회)도 "코로나19로 불투명한 미래와 인력 문제, 안정적 운용 등을 고려하면 하향 조정안에 동의한다"며 "투정위의 기타 의견은 2022년 수익목표에 반영하는 것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기금 목표 초과수익률 산정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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