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가 리콜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잇따른 화재로 리콜을 통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코나에 이어 일렉시티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확산할까 우려한다.

코나에 이어 아이오닉과 일렉시티 등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의 전기차 전체가 리콜 대상이 될 경우 2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의 전기차 3종이 모두 배터리를 전면 교체하는 리콜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중 코나와 아이오닉, 일렉시티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이 중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작돼 판매된 코나EV 7만7천여대는 2018년 5월부터 국내에서 11건, 해외에서 4건의 화재가 보고된 데 따라 현대차가 지난해 10월 리콜을 통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그레이드했다.

리콜은 BMS를 업데이트한 후 과도한 셀 간 전압 편차나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의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즉시 교체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리콜을 받은 코나EV에서 지난달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BMS 업그레이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일부 코나EV 차주들 사이에서 화재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배터리 전면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코나EV의 배터리팩은 대당 2천만원으로 추산되며, 7만7천대를 모두 교체하면 리콜 비용은 총 1조5천400만원에 달한다.

코나를 넘어 아이오닉과 일렉시티까지 리콜 대상이 확대되는 경우 비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5일 코나EV와 같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일렉시티에서 불이 나면서, 현대차가 생산하고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전체가 리콜 대상에 오를 확률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오는 23일 아이오닉5 신차 공개 전에 잇따른 전기차 화재에 따른 브랜드 이미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 리콜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오닉은 국내에서만 2만1천여대가 팔렸다.

일렉시티는 263대로, 코나 EV를 더하면 총 리콜 대상 차량은 10만여대에 달한다.

배터리팩 비용을 대당 2천만원으로 단순 추산해도 총 2조원 이상의 리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라, 비용 분담을 놓고 양사 간 첨예한 대립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제조 결함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셀이 모두 특정 공장(중국 난징(南京) 공장)에서 제조됐다는 점이 LG에너지솔루션에 불리한 부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작년 실적을 발표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한다거나, 명확한 원인 규명이 되진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까지 배터리 화재 등을 이유로 쌓은 충당금 규모는 수천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조사 결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비용을 상당 부분 분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현대차가 고객사라 더 큰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