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 상공회의소는 중국과의 갈등 고조가 항공, 반도체 등 주요 미국 산업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공회의소는 '미중 디커플링의 이해'라는 88페이지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미국과 중국이 완전히 디커플링 돼 미국의 대중국 매출이 완전히 끊길 경우 미국 항공산업이 연 380억~510억 달러어치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16만7천~22만5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말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디커플링 시 연 830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을 보고 12만4천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상공회의소의 이번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시작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물론 이 보고서에 나온 시나리오는 서로 얽히고설킨 두 경제 강대국이 전면전에 돌입했을 때만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상공회의소는 중국과의 갈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내용에 정책입안자들이 주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극단적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상공회의소의 아시아부문 선임부사장인 찰스 프리먼은 미국 정책입안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이해하고 중국과 협력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공회의소에 앞서 약 한 달 전에는 유럽 상공회의소도 유사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유럽 상공회의소는 이어지는 미중 갈등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생산지를 중국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었다.

WSJ은 미국 상공회의소와 유럽 상공회의소 보고서가 미국과 유럽의 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미국 상공회의소와 유럽 상공회의소는 중국의 '메이드인 차이나2025' 글로벌 기술 전략과 관련해 중국이 대규모 보조금을 통해 미국과 유럽 경쟁사를 밀어내려 할 것이라는 내용을 작성한 바 있다.

이는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의 핵심이 됐다.

무역 갈등의 시작을 알리는 2018년 미국 정부 보고서에 미국 상공회의소 보고서는 54차례 인용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미국 상공회의소 보고서는 디커플링의 충격 뿐 아니라 기간에 대해서도 언급돼있다.

미 상공회의소는 "정책입안자들은 미중 관계 조정과 관련해 타임라인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광범위한 관계를 하루아침에 끊으려고 하는 것은 역효과로 경제난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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