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부진한 경제 지표에 경기 회복 기대가 잦아들어 숨 고르기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1bp 하락한 1.286%를 기록했다. 장중 1.316%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2bp 하락한 0.107%에 거래됐다.

반면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9bp 오른 2.07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18.8bp에서 이날 117.9bp로 축소됐다. 수익률 곡선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가팔라진 상태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장기물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기대가 주춤해진 가운데 미 국채시장은 방향성을 모색했다.

트레이더들은 아직 지지부진한 경제 지표로 인해 가파르게 오른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채시장이 갈림길에 섰다고 진단했다.

특히 10년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각각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2%, 2.0%를 뚫은 뒤 추가 상승에 저항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의 경우 이틀 연속 장중 1.3% 선을 넘어섰지만, 안착하지는 못했다.

경기 회복 기대가 이날 경제지표로는 확인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 수요도 약했다.

실업 지표에서는 아직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돼 3대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고조 속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 30년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도 약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최근 1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난 13일 주간에 86만1천 명이 신청해 전주보다 늘었고, 시장 예상도 상회했다.

1월 주택 착공도 6% 감소했다. 허가는 큰 폭 늘었지만, 착공은 시장 예상보다 대폭 줄었고 5개월 만에 감소했다. 2월 필라델피아 연은 관할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지수도 하락했다.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으로 물가 상승 기대가 높을 때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TIPS 수요는 약했다. 30년물 TIPS 발행 금리는 시장에서 거래되던 -0.075%보다 높은 -0.040%에서 결정됐다. 이전에는 -0.272%에 발행됐다. 응찰률도 평균보다 낮은 2.31배였다.

전일 부진했던 20년물 입찰에 이어 이날 TIPS 결과도 기대에 못미치자, 시장에서는 매달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입찰을 소화하는 데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다음주 60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610억 달러의 5년물, 620억 달러의 7년물을 입찰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채수익률이 가파른 상승 이후 숨 고르기를 보이며 새로운 범위를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티코 파트너스의 스티브 페이스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이 새로운 범위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누군가가 출혈을 멈추려고 할 때까지는 그럴 지도 모른다"며 "아시아 기관투자자들이 유럽 국채 대비 미 국채시장의 상대적은 매력을 주목하기 시작할 정도로 국채수익률이 올랐다"고 말했다.

뉴빈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 전략 대표는 "시장은 기본적으로 훨씬 더 좋은 성장 전망에 부분적으로 반응해 새로운 거래 범위를 만들고 있다"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레인지를 재설정 중이며 결국 1.5%에서 2%의 범위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배포되고 있어 연말로 향하는 어느 곳에서도 더 나은 성장, 개방적인 측면에서 더 전진하는 경제가 있을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주식이나 신용 스프레드, 기타 등등 비 국채시장에 문제가 되는 수준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로드리게스 대표는 단기물에 대해서는 "2년물 국채수익률의 경우 추가로 더 떨어질 일부 기술적 잠재력이 있다"며 "다만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냇얼라이언스의 앤드루 브레너 국제 채권 대표는 "10년 국채수익률이 하락한 이유는 주식 약세와 관련이 있다"며 "올해 들어 지금까지 장기물 수익률이 계속 오르면서 많은 사람이 오프사이드를 경험했고, 미 국채시장은 들쭉날쭉했다"고 분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실망스러운 지표도 미국과 유로존의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을 막지 못했고, 강한 지표 역시 강세론적인 리 플래트닝을 멈출 수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언 인베스트의 젠스 빌헬름 매니징 디렉터는 "국채수익률 곡선, 특히 미국에서는 계속 가팔라질 것"이라며 "장기물에 투자한 이들은 가격 하락 가능성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해도 채권 투자자들은 위험이 없는 분야보다는 더 위험한 쪽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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