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애널리스트들이 요즘 날마다 가난해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상대적 빈곤이요"

모 증권사의 전략팀장은 19일 '코스피 3,000 시대'에서 역설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이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극심히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매크로 전략을 포함해 각 기업 분석 등 주요 증시 정보를 제공하지만, 누구보다 주식 거래 제약을 엄격하게 적용받는 애널리스트들의 솔직한 속내인 셈이다.

증권사마다 회전율이나 금액에 제한을 두고 신고된 계좌를 통해 주식 거래를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애널리스트의 직접 투자는 불가능하다. 자본시장법상 선행매매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해서다.

금투협 관계자는 "애널리스트 본인이 담당하는 업종 아니면 주식을 살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별로 내부 통제가 엄격한 경우가 많다"며 "특정 업종에 대한 보고서가 나오기 전엔 해당 주식을 못 사고 반대 매매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례없는 증시 강세장에서 일종의 소외감을 느끼는 애널리스트들도 적지 않다.

A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직무가 바뀌면서 애널리스트 업무를 맡게 돼 적용받지 않던 규제를 강하게 받고 있다"며 "원래는 스몰캡 거래를 자주 했으나 현재는 다른 사람이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모습을 구경할 뿐이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B증권사의 애널리스트도 "선행매매만 아니면 주식 거래를 하는 게 불법은 아닌데 내부적으론 하지 말란 분위기"라며 "회사에 신고한 한 계좌로만 거래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신경 쓰이다 보니 거래를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적립식 펀드나 본인 업무와 연관되지 않은 종목의 해외주식 거래로 나름의 시장 대응을 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C증권사의 파생 담당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에 적용하는 룰이 엄격한 만큼 개인적으로는 ETF에 투자한다"며 "펀드 거래는 제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제껏 WM 부문이 증권사의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으나 작년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커졌다"며 "자연스레 리포트 필요성이 커진 만큼 애널리스트 수요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이고 이들의 몸값도 자연히 더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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