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탓에 입찰에서 손익이 나빠진 국고채 전문딜러(PD)들도 옵션 행사를 통해 일부 손실을 보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10년 지표물인 20-9호는 비경쟁인수 옵션 행사 마지막 날인 전일 1.855%의 금리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앞서 입찰에서 결정된 낙찰금리와 같은 수준으로, 해당 금리에서 옵션을 실행할지 여부의 기준이 되는 등가격(ATMㆍ앳더머니)이 조성됐다.
전일 20-9호 금리는 개장 직후 낙폭을 확대해 장 내내 1.855%를 하회하며 내가격(ITMㆍ인더머니)을 유지했고, 총 5천680억 원의 옵션이 행사됐다.
입찰에서 발행된 2조9천890억 원의 약 19%에 이르는 수준이다.
최근 옵션 행사는 다소 저조했다고 평가된다.
이달 들어 국고채 30년물(20-2호)은 530억 원, 3년물(20-8호)은 260억 원의 옵션이 행사되는 데 그쳤고, 올해 처음 발행된 2년물은 전무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매주 낙찰을 받으면 이내 밀려버려 옵션을 행사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잠깐 인더머니인 적은 몇 번 있었지만 모처럼 편안하게 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던 건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20-9호는 지난달 시행된 입찰도 다소 강하게 끝나면서 옵션 행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옵션 행사 마지막 날에 가까워져서야 금리가 소폭 내리면서 8천980억 원의 옵션이 행사될 수 있었다.
두 번의 입찰에서 행사된 옵션은 총 1조4천660억 원으로, 5조9천여억 원의 발행 물량 대비 25%에 달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입찰에서 의무 물량을 떠안아야 하는 PD들이 옵션 행사를 통해 일부 손실을 보전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중 20-9호 금리의 등가격 대비 하락 폭이 1bp 수준에 그치면서 수익 개선 효과가 다소 크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불확실성 제거 등으로 금리 추세가 완전히 강세로 돌아서지 않는 이상 향후 옵션 발행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손실이 항상 더 크다. 금리 하락기에는 손익이 좋지만 지금처럼 상승하는 시기엔 입찰도 약하고 옵션 행사도 힘들어 늘 손해"라고 토로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옵션 발행 호조가 다음 주 처음 실시될 모집방식 비경쟁인수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모집방식 비경쟁인수 종목과 만기별 물량 등을 발표한다.
10년 외에 다른 구간에서는 옵션 발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처음 도입되는 방식이어서 영향을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오랜만에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고채 전체 발행량은 정해져 있어 비경쟁으로 더 발행한다고 해서 시장이 세지고 약해지지는 않겠지만 어떤 구간을 발행하느냐에 따라 커브에 영향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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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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