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난지원금의 성격과 시기를 결론내렸다. 다음달 지급계획인 피해계층의 손실 지원(선별)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은 '더 두텁게, 더 넓게' 한다는 원칙하에 당정청이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되면 국민에 위로와 사기진작 성격(보편)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각각의 재원을 마련하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간담회 중 비공개 대화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위로 지원금, 국민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개간담회에서 '국민 위로와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는데, 문 대통령이 여기에 '사기진작'이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온 국민이 으샤으샤 힘을 내자"는 차원이라며 화답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지 않는다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5차가 될 전망이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도 라디오를 통해 밝힌 '5차 재난지원금'까지 대통령이 사실상 승인한 모양새가 됐다. 여당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보편(경기 진작) 재난지원금을 주장하며 정부를 압박하는 현상을 원천차단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당정청은 4차 재난지원금 규모 확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르면 이번 주말 고위 당정청협의에서 결론을 내고 다음주 공개하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며칠 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주 당정청의 재난지원금 협의에 '싸울 준비를 하고 갔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보편지원 논의를 미루면서 선별지원에는 민주당이 내세우는 구호인 '더 두텁게, 더 넓게'를 인용해 당정 싸움은 마무리됐다. 이달 초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면 이번에는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문 대통령은 4차 재난지원금 추경 이후에도 당정청이 협의할 수 있는 과제를 선정했다. 앞으로 선별적인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한다면, 소득(손실)에 비례해서 지원되도록 시스템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당정청은 '원팀'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공통 과제를 수행하면서 다음달 이낙연 대표의 임기가 끝나도 당정이 불협화음을 내지 않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공개 발언에서 "지금처럼 우리 당이 대표와 지도부를 중심으로 잘 단합하고, 또 당정청이 활발한 논의로 한마음을 만들면 이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간담회 시간도 오찬을 겸해 예정보다 대폭 늘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간담회를 끝마치시면서 대통령께서 '뜻깊은 자리였다. 제안하신 내용들은 잘 검토하겠다'는 말씀이 있으셨다"며 "늘어난 시간에서 보듯이 굉장히 진지한 간담회였고, 폭넓은 국정과제에 대한 논의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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