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은행권이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을 시작했는데, ESG 프리미엄은 은행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이 지난 18일 ESG 투자목적으로 발행한 채권에는 ESG 채권의 프리미엄이 구체화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ESG 프리미엄은 ESG 채권 차입금리가 일반채권 차입금리를 하회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업은행이 발행한 ESG 채권은 1년 만기 할인채 5천500억원과 3년 만기 이표채 5천억원이다.

ESG 투자목적을 가진 1년 만기 할인채의 발행금리는 연 0.81%로 결정됐다. 만기가 같은 국고채 금리(0.625%)보다 18.5bp 가산된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발행한 같은 조건의 일반채권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 기업은행이 발행한 1년 만기 할인채 금리를 살펴보면 대부분 국고채 금리보다 가산된 수준이 14~19bp 사이에서 결정됐다.

ESG 투자목적으로 가진 3년 만기 이표채도 크게 다르지 않다. ESG 채권의 발행금리는 만기가 동일한 국고채 금리(0.98%) 대비 12bp 가산된 수준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올해 기업은행이 발행한 일반 채권은 국고채 대비 10bp 정도 가산된 수준으로 오히려 ESG 채권 차입금리를 하회했다.

DGB금융지주가 오는 23일 발행하는 1천억원 규모의 ESG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에서는 ESG 프리미엄이 포착됐다.

5년 콜 조건을 가진 DGB금융의 ESG 신종자본증권은 2.8%로 확정됐다. DGB금융이 공시자료에서 기준금리로 사용하는 5년 만기 국고채(1.33%)와 비교했을 때 1.47% 가산된 수준이다.

가산금리 수준이 역대 DGB금융이 발행한 5년 콜 조건의 일반 신종자본증권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낮다.

지난 2018년 2월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발행금리가 국고채 금리(2.57%)보다 1.90% 가산된 4.47%였다. 지난해 2월과 9월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도 국고채 금리(각각 1.4%, 1.22%) 대비 각각 1.97%, 2.28% 더해졌다.





이처럼 ESG 채권 성과가 갈린 이유는 채권 종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은행은 ESG 채권을 일반 은행채 형태로 발행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환경에서 은행채와 공사채 등은 절대금리 자체가 낮게 내려온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다. ESG 채권이라고 해서 프리미엄이 붙을 여지가 크지 않은 셈이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1월간 보면 일반채권 대비 ESG 채권이 수요의 양은 더 적었지만, 결정금리가 일반채권보다 낮게 형성되는 등 수요가 강했다"며 "은행채는 전반적으로 약세인 상황이라 ESG 펀드에 담는다고 투자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익률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이 ESG 투자목적으로 발행한 채권 종류는 신종자본증권이었다. 시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여전채와 회사채를 선호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신종자본증권은 높은 신용등급의 금융지주가 고금리로 발행하다 보니 리테일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ESG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DGB금융 신종자본증권은 금리 메리트가 있었는데 거기다 ESG 채권이라는 점이 가산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