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다시 불거진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에 씨티그룹 본사는 "전략검토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소매금융부분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 본사는 "지난 1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바와 같이 씨티는 각 사업의 조합과 상호적합성을 포함해 냉정하고 철저한 전략검토에 착수했다"며 "다양한 대응들이 고려될 것이며, 장시간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한국씨티은행의 한국에서의 철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본사 차원의 전략방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그룹의 사업축소 지침에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면서, 씨티그룹 본사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프레이저 CE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디지털 세계에서 어떤 기업이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씨티의 전략적 위치를 살펴보고 있다"며 "회사를 단순화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프레이저 CEO는 지난 2015년 중남미 책임자로 일할 당시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의 지역에서 소매금융과 신용카드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한국씨티은행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을 축소하고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6년 133개에 달했던 점포를 지난 2017년 44개로 대폭 줄였고, 현재는 39개 남아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취임하며 한국씨티은행은 WM과 기업금융, 디지털금융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투자하고 역량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 실적은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7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WM 부문 등은 수익이 증가했는데, 저금리 환경과 신용카드 소비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씨티가 결국 나가게 되면 해외 유수 금융그룹들이 한국시장에서 영업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안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서 "만기연장·이자유예, 기금 마련 동참, 배당 문제 등이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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