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등 26개 종목도 신규 편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공단이 미국 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주식 수 기준)은 골판지 제조업체인 패키징코퍼레이션오브아메리카(PKG)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 1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작년 4분기 '13F(Form 13)' 보고서를 공시했다. SEC는 매 분기가 마무리된 후 45일 이내에 1억 달러(약 1천100억원) 이상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에게 투자 종목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22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민연금이 지분을 전분기 대비 10배 넘게 늘리며 공격적으로 매입한 종목은 다섯 개로 나타났다. 단 두 종목을 신규 편입한 것 외에는 전혀 미국 주식을 매매하지 않았던 지난해 3분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민연금이 가장 지분을 많이 늘린 종목은 PKG였다.

미국 3위 골판지 제조업체인 PKG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종이상자 수요도 덩달아 급증함에 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같은 성장세에 주목해 보유 지분을 3분기의 5천864주에서 4분기 16만7천140주까지 30배 넘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PKG는 지난해 4분기 주가가 109.76달러에서 137.91달러까지 뛰었다.

PKG 다음으로 국민연금이 지분을 크게 늘린 곳은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 제공업체 넷앱(NTAP)과 리츠(REITs) 회사인 비치프로퍼티즈(VICI), 금속 포장제품 제조업체 크라운홀딩스(CCK), 필름 제조 전문 화학업체 이스트만케미컬컴퍼니(EMN)로 모두 지분수가 10배 넘게 증가했다.

넷앱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데이터를 관리 및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이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선도적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및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돼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성장으로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많다.

비치프로퍼티즈는 카지노와 호텔, 골프장, 스키장, 옥외 광고판 등 스페셜티 섹터에 포함되는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는 리츠다. 코로나19 사태로 휘청거리는 상업용 빌딩과 달리 유흥시설을 주로 포트폴리오에 담으면서 지난해에도 주가가 선방했다.

크라운홀딩스는 음료수 캔 등 금속 패키징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코로나19 사태로 식음료 제품을 배달하는 수요가 늘면서 패키징 수요도 같이 늘어난 데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스트만은 첨단소재부터 제품 포장재까지 생산하는 글로벌 대기업이다.

결국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엔 종이 및 금속화학 포장재 기업과 유흥시설,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장성에 주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국민연금은 풍력과 태양열 에너지 저장업체인 AES코퍼레이션(AES)과 신재생에너지 분야 1위 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NEE), 조미료 및 향신료 전문 제조업체 맥코믹(MKC)의 지분도 크게 늘렸다.

반면 국민연금은 10개 업체의 지분은 이 기간 전량 처분했다. 지분이 정리된 기업은 미국 통신업체 센츄리링크(LUMN)와 크루즈선 운영업체 카니발코퍼레이션(CCL)을 비롯해 인터랙티브코퍼레이션(IAC), UDR(UDR), 덴츠플라이시로나(XRAY), 몰리나헬스케어(MOH), 노드슨코퍼레이션(NDSN), 사렙타테라퓨틱스(SPRT), 인터내셔널플레이버스&프래그런시스(IFF), 아비오메드(ABMD) 등이다. 인터랙티브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신규 편입했으나 1분기 만에 모두 정리해버렸다.

국민연금이 같은 기간 신규 편입한 종목은 26개였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ZG),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PINS), TV 스트리밍서비스 로쿠(ROKU) 등이 신규 편입됐으며 매입 후 지분 가치는 4분기 말 기준 대체로 2천500만~5천만달러 사이에 형성돼 있다.

한편 애플이나 테슬라, 아마존 등 이미 비중이 큰 기술기업들은 4분기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음에도 지분을 거의 팔지 않았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2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