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기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반론도 확산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위험하게 보는 시각이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며 "오늘날 미국 경제는 지난 1980년대와 다르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은 지난 1975년 10.1%까지 치솟은 뒤 이듬해에는 5.9%까지 반락했지만, 1981년에는 재차 9.6%로 급등했다.

BI는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실업률이 떨어지는 데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자 지출을 줄이고 금리를 인상했다"며 "그러나 고용주들은 노동자의 임금 인상 요구로 과도한 임금을 지불하는 한편 소비자 가격을 인상했다"고 소개했다.

소비자들은 결국 그들의 고용주에게 훨씬 많은 임금을 요구하게 됐고, 인플레이션은 손 쓰기 어렵게 됐다고 매체는 돌아봤다.

BI는 "연준은 이런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많은 도구를 개발했다"며 "오늘날 경제도 당시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오랜 세월 인플레이션을 연구하며 걱정했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우리는 지금 국가적으로 엄청난 경제적 도전과 고통에 직면했다"며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게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외신을 통해 "팬데믹에 따른 저축 증대, 강력한 경기 부양, 백신 접종의 시작 등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야기했다"면서도 "세계화와 기술력은 물가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와 달리 세계화와 기술의 진보로 물가가 추세적으로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지금의 물가 흐름이 장기화하거나 기업들이 소비 수요에 맞춰 물량을 공급하기 어려울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는 있다"며 "두 가지 모두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월가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UBS는 지난 주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경기 부양책이 인플레이션 급등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 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아웃풋 갭(실제 국내총생산과 잠재 국내총생산의 차이)은 의회예산처(CBO) 예상치의 두 배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부양책이 경기 과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하버드대 애나 스탠스베리 교수는 "이번 경기 부양책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게 불합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상대적으로 (부양책의) 비용은 저렴할 것이고, 우리는 물가를 통제하는 정책 도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력해서 얻는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약간의 소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가치 있는 것"이라며 "놀랄 정도로 많은 가계가 실제 먹거리도 충분치 않은 것으로 집계되는 상황에서 이런 위험은 감수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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