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유럽의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리플레이션 베팅 강화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미국의 재정부양책 통과 기대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국채 수익률과 동조화 현상을 보였던 일본 엔화 가치는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등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5.07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461엔보다 0.382엔(0.36%)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51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150달러보다 0.00367달러(0.30%)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7.69엔을 기록, 전장 127.78엔보다 0.09엔(0.07%)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5% 하락한 90.118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도 약세로 돌아섰다.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등으로 영국 파운드화는 약진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는 0.38% 오른 1.40590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 주말 1.40달러 선을 위로 뚫은 뒤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파운드화는 코로나19 백신의 보급 확대에 대한 기대 등을 바탕으로 지난주부터 달러화에 대해 가파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은 2월 중순까지 1천500만 명의 성인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이대로 진행될 경우 가장 먼저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완료한 선진 국가가 된다. 영국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3월 초 등교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봉쇄를 해제할 계획이다. 6월 말에는 모든 규제를 해제한다는 게 영국 정부의 계획이다.

미 국채 수익률과 동조화 현상이 강화된 엔화도 달러화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이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달러-엔 환율은 미 국채와 일본 국채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는 데 따른 영향을 반영하면서 지난 1월 1일 102.560엔을 기록한 뒤 지난 17일 장중 한때 106.220엔까지 급등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기술적으로 200일 이동평균선까지 위로 뚫리면서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강화됐다.

미 국채 수익률은 리플레이션에 이를 것이라는 베팅이 강화되면서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물 기준으로 국채수익률은 연 1.40%에 바짝 다가서는 등 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 상태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이 계속해서 회복한다면 국채수익률 상승은 고무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는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국채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이 일부 더 탄탄해지겠지만,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은 놀랍지 않으며 기저의 추세를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최근 금리 상승을 문제라고 보지 않으며, 장기 금리는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한 차례만 접종해도 입원율을 대폭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실시된 조사에서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 이후 28~34일이 지난 사람의 경우 비 접종자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율이 8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입원율을 94%까지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재정부양책이 이번 주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강화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2월 말 이전에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부양안이 하원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실제 미 부양책은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제 이 법안은 이르면 오는 26일 최종 표결 및 상정이 될 수 있다.

유로화도 1.21달러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하는 등 달러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다잡아 가고 있다. 위험선호 강화 속에 독일의 경제지표까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다. 독일 기업들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2월 Ifo 기업환경지수는 92.4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90.1을 훌쩍 뛰어넘는 등 눈에 띄게 개선됐다.

호주 달러화 등 원자재 통화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철광석 등 원자재가격이 상승세를 보여서다. 호주가 연속 사흘 동안 신규 확진자를 보고하지 않는 등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도 호주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호주 달러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한때 3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웨스턴 유니 온 비즈니스솔루션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조 마님보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혼재된 경제지표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강세에서 약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TD증권 유럽 외환 전략 헤드인 네드 럼펠틴은 "많은 호재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이와증권의 외환전략가인 이즈미 유키오는 "원자재 통화와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분석가인 울리히 로이트만은 유로와 달라 간의 산적한 문제는 양국 경제의 성장 차이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달러 환율이 중기적으로 어디로 향할지는 미국 경제가 정말로 유럽보다 강력한 봉쇄 후 호황을 이룰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는 그런 점에서 유로화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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