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소액 후불결제시장이 열리고 일부 쇼핑몰에서는 외상거래까지 거래 환경을 넓히는 등 결제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금융당국과 여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네이버페이는 월 30만원 한도 내 후불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애초 금융당국은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등 개정에 앞서 소액 후불결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시장을 개방하려고 했으나 네이버페이만이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페이는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4월부터 자사 회원들에게 개인별 월한도 30만원 내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있다.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후불결제 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 개정에는 시간이 걸려 후불결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한 것"이라며 "특례 부여 과정에서 후불결제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한 곳은 네이버페이가 유일했다"고 전했다.

간편결제업체 가운데 네이버페이만이 후불결제를 할 수 있게 된 데는 다른 경쟁사들이 준비과정에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후불결제 시행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 재무 부담이 있고 후불결제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시일이 소요된다는 이유가 컸다.

간편결제 한 관계자는 "여러 페이업체들이 후불결제를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준비 과정에서 시일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후불결제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 부담도 있어 선뜻 여러 업체가 나서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후불결제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금융 취약계층일 가능성이 커 연체에 따른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기준으로 후불결제의 모델이 되는 하이브리드체크카드의 연체율은 3.53%로 개인 신용카드 연체율(0.9%)의 4배에 육박한다.

상대적으로 쇼핑거래액이 큰 네이버페이는 이러한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후불결제 시장 진입에 따른 실익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월 30만원 한도는 현재 네이버쇼핑 구매고객 일인당 평균구매금액의 약 2.5배로 쇼핑 거래액 증가로는 의미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쇼핑 거래액 전망치 35조원을 기준으로 할때 연간 10조원 규모의 신용결제액으로 의미있는 시장진입이 가능한 수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페이 외에 쿠팡은 자사 간편결제 시스템 쿠페이를 통해 나중결제 서비스를 지난해 9월에 도입해 현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나중결제 서비스는 우량고객에 한 해 일정 한도 내에서 구매한 물건의 대금을 한달 후에 결제하는 서비스다. 일종의 외상 개념으로 신용도를 부여하는 후불결제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쿠팡은 향후 본격적으로 후불결제 시장이 열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카드업계는 소액후불결제 시장과 신용카드 시장은 타깃 계층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시장변화에 주시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애초 소액 후불결제 시장은 수입이 고정적인 신용카드 사용자층과 많이 겹치지는 않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전체 결제시장 파이를 간편결제에 빼앗긴다는 점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사진: 쿠팡의 나중결제 서비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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