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미국의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인 에노빅스(enovix)가 스팩(SPAC)을 통해 증시에 상장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팩과의 합병금액은 4억500만 달러로 기업가치는 11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에노빅스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시계나 라디오 등 소형 장치를 위한 실리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위한 배터리 생산공장 장소는 현재 물색 중이며 2025년 이후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전 시간이 짧고 장기 지속하는 저가의 배터리는 전기차 확산, 태양광 에너지 저장 개선, 증강 또는 가상현실 기술 발전의 중요 요소다.

에노빅스의 경쟁사는 많다. 화재 위험을 예방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만드는 퀀텀스케이프가 지난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돼 본격 생산은 2026년 이후임에도 기업가치 22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전기버스와 상업 운송기구용 배터리를 만드는 마이크로배스트도 이달 뉴욕 증시의 스팩과 합병으로 기업가치 30억 달러에 상장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에노빅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해롤드 러스트는 이번 합병에 대해 "기회의 날"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회사를 건설해야 하고 숫자를 채워야 하며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주식시장과 관계없이 가치 있는 회사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에노빅스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최고 두 배에 달하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소형 배터리를 설계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에노빅스는 그라파이트 대신 100% 실리콘 음극재(anode)를 사용하고 있다.

첫 상업판매는 내년 2분기로 예상하고 있으며 실제 의미있는 매출은 2023년 1억7천600만 달러로 제시했다. 2025년까지 매출액이 8억100만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일부 소비자 가전회사는 이미 에노빅스에 전용 배터리 디자인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전통적인 기업공개(IPO)와 달리 스팩 상장 기업은 실적전망을 제시할 수 있다.

현재 배터리 시장을 70%가량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것은 미국의 큰 관심사다. 국가안보 관료들과 배터리업계 지도자들은 실리콘 양극판(anode) 도입과 같은 기술혁신이 미국이 배터리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에 에노빅스와 합병한 스팩은 TJ로저스와 에노빅스 이사회, 실리콘밸리 반도체 제조사인 사이프레스 세미컨덕터가 만든 로저스 실리콘밸리 어퀴지션이다. 다른 투자자로는 인텔과 퀄컴의 벤처캐피털 계열사가 있다.

배터리 회사들은 수년간 실리콘 음극재를 연구해왔으며 최근 추세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다만 실리콘은 부풀어 오르는 데다 배터리에 균열을 가져오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에노빅스는 부풀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테인리스강 도입과 디자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배터링업계의 다른 사람들은 세계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대량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 주로 중국 회사들이 시장의 좋은 부분을 선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터리분야의 데이터 및 조사업체인 벤치마크 미네럴 인텔리전스의 캐스퍼 롤스는 스팩 바람으로 에노빅스와 같은 배터리 기술 업체의 자금줄에 숨통이 트였지만, 이들과 같은 미국 배터리 신생회사들은 대량생산 경험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에 대해 "분명히 지켜볼 만한 것이지만 확산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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