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코로나19의 잠복과 재확산이라는 악순환이 끝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전망은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강화시켜 글로벌 금리 상승세를 일으키고 있다. 백신 도입이 늦은 우리나라도 이런 전망을 미리 반영하면서 저지선을 뚫고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과 10년 금리는 각각 1.0%와 1.9%를 돌파했다.

국고 3년 금리 1.0%는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50bp에 이르기 때문에 그동안 번번이 상승세가 차단됐던 주요 저지선이다.

10년 금리는 작년 5월 한은의 마지막 기준금리 인하 이후 처음으로 1.9%를 넘었고, 10년과 3년 금리의 차이도 10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국내적 요인인 국고채 물량 우려도 여전히 작용했지만, 전일 눈에 띄는 재료는 해외 금리 급등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였다.

전일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열렸던 아시아장에서 1.39%를 돌파했고, 호주 금리는 17.14bp나 급등했다.

해외 금리 상승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팬데믹 상황이 종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접종률도 높고 워낙 대유행을 겪어 자가항체 보유자들도 많다"며 "4월 경 접종률이 50% 수준까지 올라가면 자가항체 보유자들까지 더해서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질병에 대한 공포가 생각보다 빨리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고, 그 효과도 확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현재 국민 100명 당 백신 접종 현황은 이스라엘이 85.01번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26.81번, 미국은 19.06번으로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오는 6월 21일까지 사회적 접촉의 모든 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의 봉쇄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첫번째 조치로 3월 8일부터 학교를 열고 방과 후 야외 활동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운동시설과 호텔, 회당을 개방했다.

백신에 의한 코로나19의 종결은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강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금리 상승세를 이끌어내고 있다.

윤여삼 연구원은 "미국 민주당의 블루웨이브 이후 브레이크 없는 경기 부양책 통과, 백신 배포와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며 "소나기 수준의 금리 상승세라고 생각했는데 장마에 들어간 듯 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시장이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금리 급등이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며 "추경 이외에도 글로벌 오름세를 반영한 국내 금리 상승을 별도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8월과 같은 금리 급등세가 나타날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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