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초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나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하는 보험사가 아직 많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동안 금리 하락에 따라 인식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이 커질수록 보험사 자본과 지급여력(RBC) 비율 관리에 부담이 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23일 보험사 한 운용역은 "초장기 금리가 상승했으나 초장기채를 매수한 후 이를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보험사 전체를 알기 힘들다"면서도 "채권을 매수한 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하거나 기존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하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금리가 하락하는 동안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험사 다른 운용역은 "최근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보다 보험사 자본에 계상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금리 움직임을 보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생명보험사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은 37조1천996억원이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은 10조1천228억원이다.

보험사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은 총 47조3천224억원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매도가능증권이 만기보유증권보다 많다. 생보사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은 각각 452조6천260억원, 106조1천968억원을 기록했다.

손보사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은 각각 153조442억원, 23조7천348억원을 나타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금리 하락 기조에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계상됐다"며 "이는 보험사 자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해 RBC 비율을 관리한 곳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이 보험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사 다른 애널리스트는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보험사 매도가능증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한다"며 "이는 자본 감소와 RBC 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 부담"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초 보험사가 국고 30년 지표물(20-2호)을 매입했다면 이달 22일 기준 평가손실은 약 9.5%다. 연환산 손실은 약 22.7%다.

그는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평가손실 부담이 더 커진다"며 "그때가 되면 보험사 스탠스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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