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장기 채권 금리가 세계적으로 급등하며 당국이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 수준에 시그널을 보내 시장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2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국제금융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전과 비슷한 어조를 보인다면 채권시장 숏 세력만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 당국은 그동안 금리 급등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연설에서 장기 채권금리 상승은 경기 낙관론을 반영하는 것으로 우려할 만한 요인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주 예정된 의회 증언에서 금리 급등에 더욱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게 브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채권 금리 상승으로 중앙은행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장기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을 지원하려는 당국의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관측이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기대에 따른 장기 금리 급등은 중앙은행을 곤경에 빠트릴 것"이라며 "당국이 확장하려던 통화 부양책의 일부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광범위한 접종에 노력하는 만큼, 채권 금리의 상단을 제한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세계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담하는 부채 규모가 많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채권 금리의 상승세가 완화돼야 한다는 게 라보뱅크의 주장이다.

실제 국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부채는 전년 대비 356% 급증해 281조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 생산량 대비로는 부채 비율이 1년 사이 35%P 치솟았다.

일부 중앙은행은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금융 여건을 모니터링하는 차원에서 장기 명목 국채 수익률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 이후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금리의 경우 이날 3bp 이상 내렸는데, 이달 초순과 비교하면 여전히 20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예상보다 빨리 통화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도 제기된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피터 폴리 이코노미스트는 "올봄 다수의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이 가장 큰 물가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기본 가정으로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통화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방 위험이 현실화하면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은 2분기에 2.5%도 쉽게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이는 지난 1990년대 초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더 커질 수 있다"며 "연준은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정책의 철수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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