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연일 부진한 채권시장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크레디트물의 상대적인 강세마저 주춤해지면서 캐리 이익을 얻기 위한 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수익률곡선 상에서 캐리 이익을 얻기에 유리한 일부 구간에서는 수요가 유입해 강세가 지지가 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크레디트물 유통 거래에서 만기가 1년 6개월 안팎의 은행채와 여전채는 대체로 강보합 수준에서 거래됐다.

같은 날 잔존만기가 1년 5개월 남짓인 신한은행채(AAA)는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0.2bp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만기가 비슷한 하나은행채(AAA) 역시 0.2~0.5bp 강하게 거래가 이뤄졌다.

잔존만기가 1년 4개월가량인 신한캐피탈채(AA-)도 민평 대비 0.9bp 낮게 거래됐다. 만기가 1년 9개월 남은 케이비캐피탈(AA-)은 0.8bp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우량한 AAA와 AA급 크레디트물이 여타의 만기 구간에서 약세를 보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1년 6개월 안팎의 구간에서 크레디트물 강세가 비교적 유지되는 배경에는 커브를 고려할 때 적정한 캐리 수익을 동반한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해당 만기의 채권을 매입하면 6개월 안팎의 캐리 수익을 챙긴 이후에 잔존만기가 1년가량 남았을 때 비교적 수요가 견조한 단기물 시장에서 차익 시현을 하기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국고채 수급 불안으로 장기 금리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채권에 대한 선호가 강해진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당장 채권형 자금 자체가 많이 빠진 것은 아니다"며 "1년 안쪽보다는 1.5년이나 2년 구간에 대한 캐리 매수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 금리가 더 튈수록 단기 쪽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어 아직 리스크를 크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1년 6개월 구간을 넘어 2년까지 캐리 수요가 유입할 거란 의견도 있었다.

점차 단기 구간 커브가 평탄화하면서 금리가 높은 뒤쪽 구간까지 수요가 확산할 거란 예상이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1년 6개월 구간은) 1월이 지나고 2월이 되면서 그때보다 커브 메리트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마지노선은 이제 2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기가 길면 부담을 느낄 수 있겠지만 1.5년~2년물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채 만기별 수익률곡선 전일(실선)과 1개월 전(점선)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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