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이민재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국고채 20년물 입찰이 약하게 끝났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매수심리가 취약해진 가운데 장기투자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는 구간이라는 점 등이 영향을 줬다.

기획재정부가 23일 실시한 국고채 20년물(국고01500-4009) 입찰에서 7천65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연 2.04%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2조2천390억 원이 응찰해 298.5%의 응찰률을 나타냈다.

응찰금리는 2.010~2.060%에 분포했으며 부분낙찰률은 100.0%로 집계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입찰이 약하게 끝나면서 오전 장중 나타낸 강세를 되돌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찰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된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20년물의 추가 발행이 있었지만 액수가 적어서 큰 영향은 없다"며 "입찰 이후에 초장기물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구간이 그동안 충분히 밀렸다는 판단에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B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낙찰금리가 좋지 못해 초장기 쪽 금리 반등에는 입찰 영향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며 "시장 심리가 전반적으로 취약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에 계속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이 입찰을 강하게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20년보다 30년물을 선호하기 때문에 강하게 쓰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이후 약세 압력이 커졌다고도 진단했다.

A 증권사 운용역은 "이날 한은의 국회 업무보고를 보면서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다소 줄어든 분위기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B 보험사 운용역은 "시장에 우호적인 한은 총재의 발언이 없어 다시 약세 분위기 쪽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며 "밤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출석 때문에 매수가 다소 꺼려지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C 증권사 운용역은 "스티프닝이 멈추든가 미 국채 금리 약세가 누그러지는 등 변화가 있지 않으면 입찰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D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현재 시장에 입찰 영향과 코스피의 회복, 국고채 직매에 대한 한은 총재의 부정적 입장 등이 채권 강세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은은 중앙은행이 국고채를 매입해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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