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힘입어 장중 저점에서 반등해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7bp 하락한 1.363%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39%까지 고점을 높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2bp 오른 0.11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0bp 상승한 2.201%를 나타냈다.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25.7bp에서 이날 124.8bp로 축소됐다. 수익률 곡선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가팔라진 상태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여전히 경제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파월 의장의 상원 증언에 미 국채시장은 안도했다.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며 최근 계속된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파월 의장은 "목표를 향해 상당히 더 진전이 있을 때까지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연준의 채권 매입도 최소 현 속도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3개월 동안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연준이 비둘기파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파월 의장을 통해 확인하면서 시장이 현상 유지 기대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해 완화적인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 목표를 오버슈팅 하는 인플레이션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백신 배표, 추가 재정 부양 프로그램에 따른 성장 기대로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치솟아 연준의 새로운 인플레이션 정책 틀이 한계를 시험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생겨났다.

10년과 30년 등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시장의 향후 10년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내는 10년 BER는 2.2%를 웃돌고 있다. 국채수익률 상승에 밸류에이션 우려가 커진 대형 성장 기술주를 중심으로 나스닥지수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하는 등 금융여건 긴축 조짐도 생겨났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연준이 계속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냈던 일부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채권매입 속도와 관련해 어떤 변화라도 훨씬 이전에 확실히 의사소통하겠다고 말했으며 자산 매입 테이퍼링도 아직 멀리 있는 일이라고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의 시장 달래기에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는 급락세에서 벗어나 엇갈렸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60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국채 입찰은 "이벤트가 되지 못했다"는 월가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2년물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0.119%에 발행됐으며 응찰률은 2.44배로, 최근 평균인 2.57배를 밑돌았다.

ING의 패드랙 가비 미국 리서치 지역 대표는 "오늘은 파월 의장에게 쉽지 않았지만, 가격 움직임을 보면 그가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시장을 괴롭히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받아들일 만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크로팔러시 퍼스펙티브의 줄리아 코로나도 대표는 "파월의 기본 기조는 같았고, 국채시장에 일부 재확신을 줬다"며 "감정을 컨트롤할 줄 아는 방법으로 파월은 '우리의 업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당분간 우리는 국채를 사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 트러스트의 에릭 주사움 채권 디렉터는 "단기금리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수익률 곡선 뒷부분은 인플레이션 고조 기대로 그동안 올랐다"고 지적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하인린 투자 전략가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와 관련해 국채수익률 수준과 기대를 생각해 볼 때 현재 어떤 지표도 빨간불을 깜빡이지 않고, 황색불 조차도 아직은 아니다"며 "6개월 전만큼 녹색불이 아니라는 것 정도"라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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