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금리 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채권과 비교한 주식 가격의 상대적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 자산의 양대 산맥인 채권과 주식 중 고평가된 자산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통상 한 자산의 조정은 다른 자산의 강세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각) 기준 나스닥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12배 수준이다.

1년 전 29.10배에 달하던 PER은 크게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금리가 낮아지자, 투자 수요가 몰려 주식 가격이 크게 오른 셈이다.

주가수익비율은 시가총액을 최근 순익으로 나눈 수치로, 직관적으로 고평가 등을 판단할 때 주로 쓰인다.

비슷한 논리로 채권의 가치를 살펴보면 미 국채 10년물은 74.11배에 달했다. 국채 수익률(1.3492%, 23일 기준)을 역수로 구한 값이다. 채권 수익 대비 현재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PER 개념에 빗대어 따져본 셈이다.

단순 수치만 보면 나스닥 지수 대비 국채가 상당 수준 고평가됐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위험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통상 주식의 가격 변동성은 채권보다 크고, 부도 위험도 상존하고 있어서다. 발행 주체가 미국 정부인 국채의 경우, 부도 위험이 사실상 없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조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연준이 점도표에 제시한 대로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완화적 금융시장 여건이 유지되고, 이에 따라 리스크 프리미엄은 줄어들 수 있어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돈을 실제로 버는 기업이라면 주식 가격이 전혀 비싸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금융시장 환경이었다"며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자산이 채권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싼 자산(주식)을 사람들이 대거 매수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주도하는 금리 상승이라면 실질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자산시장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며 "다만 지난주부터 진행된 연준의 긴축 선회 가능성 반영에 따른 금리 상승이라면 다른 자산도 부담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금리 급등을 단순히 채권시장의 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지나치게 고평가됐던 안전자산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급등의 배경에 확대 재정 정책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팀장은 "미국과 한국 등 국고채 금리는 확대 재정에 따른 국고채 물량 부담을 반영해 치솟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이 기업의 실적을 개선한다고 보면 주식 가격은 더욱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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