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의 증가에도 원유 생산 감소에 힘입어 큰 폭 올랐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55달러(2.5%) 상승한 63.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산유국 감산 정책 동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증가했지만, 원유 생산량도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오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129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490만 배럴 감소와 달리 증가했다.

하지만 산유량이 이전 주보다 110만 배럴가량 급감하면서 유가를 밀어 올렸다. 주간 감소 폭으로는 사상 최대치 수준이라고 CNBC는 전했다.

정제유 재고가 500만 배럴 가까이 줄어들고 정유 설비 가동률이 2008년 9월 이루 최저치로 떨어진 점 등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원유 생산의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유 규모가 늘어나면 원유 재고가 다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낙관적인 소식이 더해졌다.

미 식품의약국(FDA) 연구진은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지지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FDA의 전문가 위원회는 오는 26일(금요일) J&J 백신을 평가하기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다. 전문가들이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하면 FDA도 곧이어 최종 승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J&J 백신은 한 번만 맞으면 되고, 상온 보관도 가능해 접종 속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백신 접종의 확대는 원유 수요 증가 기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우려 차단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투자 심리가 회복된 점도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장 초반 하락세였지만, 파월 의장이 인플레 등에서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3년 이상 걸릴 것 같다는 등 완화적인 발언을 내놓자 가파른 상승세로 전환됐다.

산유국의 증산 가능성이 지속 제기되는 점은 유가 상단을 제어했다.

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이 4월 산유량을 하루 50만 배럴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4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 바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생산 차질이 길어질 가능성을 주목했다.

프라이스 퓨처의 필 플린 수석 연구원은 "EIA 지표에서 이런 수준의 생산량 감소 수치가 나오면, 이후에도 더 많은 것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생산 감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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