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추가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까지 감안하면 하나금융지주 수장으로서 그룹을 이끄는 시간은 10년에 이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 내정자로 단독 추대했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하나금융을 이끈 그는 이미 두 번(2015·2018년)의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 주어진 임기는 3년이 아닌 1년이다.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만 70세 이상은 회장을 할 수 없어서다. 김 회장은 올해, 만 69세다. 무사히 임기를 마무리한다면 김 회장은 금융권 최장수 CEO가 된다. 현재 금융권 최장수 CEO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의 1년 연임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4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직간접적으로 밝혔지만, 그룹 내 '포스트 김정태'로 유일하게 지목돼온 함영주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김 회장의 재연임 불가피론이 고개를 들었다.

채용 비리로 사법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함영주 부회장의 최종심이 결정되기 전까지 이사회의 지지만 있다면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하나금융의 입장이었지만,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당국 제재까지 겹치며 김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렸다.

이에 따라 향후 1년간 하나금융을 더 이끌게 된 김 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후계 구도 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그룹 내에서는 함 부회장을 김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적임자로 손꼽는다. 함 부회장은 내달 24일 채용 비리와 관련한 공판을 앞두고 있다. 아직 1심에 불과하지만, 일부라도 유죄가 인정된다면 동력 상실은 불가피하다. 재판부가 연내 최종심을 낼지도 미지수다. 오는 4월에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중징계 취소를 위한 변론도 예정돼있다.

함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중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도 금감원이 이달 초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룹 CEO가 되기엔 검찰 수사는 큰 악재다.

경영승계 후보자들의 연이은 사법 리스크 노출로 김 회장의 연임 불가피론이 제기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빅테크와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지속 가능한 경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실정이다.


다만 경영 성과만 인정되면 CEO의 연임을 문제 삼지 않는 선진국 선례에도 국내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국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에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게도 사실이다.

우선 1년의 세월을 버는 데 성공한 김 회장은 조만간 자회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그룹 후계구도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그룹 14개 자회사 CEO의 임기도 내달 만료된다.

하나금융 자회사 사장단 인사는 향후 후계 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임에 성공한 직후 김정태 회장은 조직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손꼽았다. 김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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