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주식시장에서 결제기간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집해 개별 주식을 집중 매수한 것과 관련, 결제기간의 길이도 주가 급등락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관련 이슈에 대한 미국 의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예탁청산기관(DTCC)은 24일자 보고서에서 금융업계와 규제당국이 2023년까지 결제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결제 시스템에서는 거래성립일(T)로부터 2영업일 후(T+2)에 주식 및 대금 교환이 이뤄진다. DTCC의 주장은 현행 제도보다 1일 단축해 'T+1'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결제기간 단축으로 증권과 대금을 받지 못하는 '카운터파티 리스크'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신문은 1월 게임스톱 사태로 결제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뭉친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 등 헤지펀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사들였고, 주가는 급등했다.

매매가 급증하자 DTCC는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에 확실한 결제를 담보하는 예탁금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로빈후드는 자금 부족에 직면해 일부 종목의 매수주문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로빈후드의 매수주문 제한 조치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거래 제한으로 게임스톱 등 대상 종목의 주가가 급락해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열린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는 이 문제가 이슈가 돼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가 사과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그는 매매성립에서 결제까지의 '기간'이 문제의 원인이라며 "실시간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시결제가 실현되면 갑자기 예탁금 증액 요구를 받을 위험이 적어져 매수주문 정지 장치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증권 결제기간 단축은 시스템 투자가 필요하며, 업계 전체의 지지가 없으면 진전되기 어려운 문제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 CEO도 청문회에서 "T+5에서 출발해 언젠가 T+0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지 30년이 지났다"며 우선 T+1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하원이 추후 청문회에 규제당국 관계자를 부르기로 했다며, 증권 결제 시스템 개혁이 다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T+1로 전환한다면 유럽과 일본에서도 결제 시스템 재평가론이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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